서영준 기자

담양군 고서면과 남면 면계(面界)를 가로지르며 70%이상 담양에 자리 잡은 광주호. 담양군은 지난해 12월말 광주호 이름을 성산호로 바꿔줄 것을 전남도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100일이 지난 지금 아무런 진전 없이 오히려 퇴보했다.

광주호란 명칭은 제정 당시부터 다툼이 많은 이름이었다. 광주시 입장에선 당시 전남 제1도시인 광주에 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고 담양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광주시는 광주호와 무등호를 주장하다 광주호를 관철시켰고 담양군이 제시한 증암호와 고서호, 담양제2호(제2담양호)는 뒷전으로 밀렸다.

물론 당시 전남도지사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은 전남과 광주가 분리되고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는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북광주IC’ 이야기다.

당시 ‘서담양’과 ‘북광주’를 놓고 담양군과 광주시가 대립했던 점은 찾아볼 수 있으나 ‘왜 담양군이 서담양을 포기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 유일하게 한국도로공사 전남지역본부를 담양군에 위치하기 위해 명칭을 양보했다는 설이 있으나 전남지역본부가 전남에 위치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며 그 지역본부가 담양에 있다손 치더라도 요즘말로 ‘듣보잡’이요 결국 애꿎은 한재중옥분교만 뺏긴 셈이 됐다.

축약하면, 이런저런 명분을 걸며 명칭을 양보했다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니 탁상공론에 의한 근시안적 양보는 지역콘텐츠만 식민지로 내어 준 꼴이라는 점이다.

현재 광주호를 성산호로 교체해 달라 전남도에 올렸으나 道는 고시도 되지 않았다하며 성산호에 대한 유래 등에 보완요구를 하고 있다. 이로써 두 가지를 진단할 수 있다. 전남도가 정신이 빠져 광주시 편에서 행정을 보고 있으며 성산호란 명칭도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다.

물(水)에 대한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시대, 댐을 두 개 보유하고 있다는 지역적 콘텐츠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더욱이 광주호 물은 한 줄기는 고서 분향리에서 백동리까지, 또 한 줄기는 봉산을 거쳐 용전동 방향으로 간다.

물을 받는 논의 95%이상이 담양에 있으면 그 댐 이름이 담양호로 되는 건 당연한 이치며 담양호가 이미 있으니 담양2호나 제2담양호로 돼야 한다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이치다.

담양군이 지명위원회를 열며 명칭 변경에 대해 광주북구에 의견을 제시해 달라니 상급청인 광주광역시에 답변을 미루고,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 담양지사마저 상부기관에 답변을 의뢰해야 한다며 역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광주북구는 이해되나 농어촌공사 담양지사는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반대로 이 사안은 담양군의 사전교섭능력이 미천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며 지역적 홍보도 미흡해 아직도 담양군민 조차 광주호를 통용하고 있다.

지역콘텐츠를 확충하기 위해 모든 지자체가 혈안 된 지금 담양군도 엿가락 같은 추진력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우선 군민이 진정 공감할 수 있는 명칭을 선정해야 하며 담양군 내에서라도 그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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