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만원 들여 640만원에 판매



축산인 A씨는 자신이 키우는 한우를 바라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80년대 후반 송아지 5마리로 시작해 30년간 축산업을 해왔다. 소 값 파동과 구제역까지 겪었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

A씨는 “사료 값은 오르고 소 값은 계속 떨어지다 보니 축산 농가들은 축산업을 포기해야하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10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면서 가장 큰 부담은 매달 2800여만원 정도의 사료값이다. 전체 생산비의 40~50%를 차지한다.

사료와 부대비용 등을 합하면 비육우의 경우 최소 A+등급은 돼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A++등급을 받으면 어느 정도 이익을 볼 수 있지만 협소한 사육 여건과 초지 조성의 어려움 등으로 쉽지 않다.

갓 태어난 송아지 한 마리를 7~8개월 키우기 위해선 사료값과 약품비, 영양제 등 150만~19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암소는 220만원, 비육우는 출하까지 640만~650만원이 든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숫송아지 90만~190만원, 암소 250만원, 비육우 500kg 기준 640만원으로 생산비와 큰 차이가 없다.

올해는 가격 하락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A씨는 “사료가격 상승과 소 값 하락 등 이중고로 한우 사육을 계속해야 할지 그만둘지 고심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한우값 하락에 따른 한우 농가의 구조변화’ 보고서를 내고 “한우 농가의 90% 이상인 50두 미만 중소농가의 경영압박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압박이 심해지면서 50두 미만의 중소농가수는 1년새 2만여호 줄었다. 지난해 초 전체 한우농가의 91.6%를 차지했던 50두 미만 농가 비율은 올해 2분기에 88.9%로 낮아졌다.

소고기 수입과 한우 도축두수가 증가한 상태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한우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두 미만 농가의 경우, 한우 1마리당 165만6000원의 적자가 난다고 분석했다. 20~50두 미만 농가는 두당 119만원의 적자를 냈다. 50두 이상 농가들도 50만원 내외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한우 사육농가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출하 원령 단축 등 사료비 절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우 가격 하락의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료곡물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현재 상황에서 사료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 사육 마리당 생산성을 더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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