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홍(전남도의원)

전남교육에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전남지역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률이 해마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현재 전남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이 64.7%를 기록 전국최고이며, 올해 목표치인 75%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학년도 28.1%에 불과했던 전남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1학년도 36.1%, 2012학년도 37.6%에 이어 2013학년도 졸업생 취업률이 67.3%로 대폭 상승하는 등 해마다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취업의 질도 나아져 올해 행정안전부 공무원 10명을 비롯해 전남도청과 22개 시·군 공무원 17명, 전남도교육청 9명, 육·해군부사관 20명,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 27명,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 98명,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 47명 등 모두 228명이 최종 합격했다. 특히, 삼성그룹 관리직 공채에 29명이 합격해 다른 시·도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나타냈다.

이처럼 특성화고 취업률이 높아진 것은 전남도교육청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적극 나선 점과 취업 중심 특성화고 체제 개편과 기업맞춤형 교육을 통해 취업률 향상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실 70~80년대 우리 학창시절에는 지금의 특성화고라고 할 수 있는 공고, 상고는 상위권 학생들만이 갈 수 있었다. 그들이 70~80년대 우리나라 산업의 역군이 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도 상고 출신이다. 이처럼 지난날의 특성화고는 미래 인재들의 양성소였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 실업계고등학교가 인문계를 못간 천덕꾸러기만 모아놓은 학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적성이나 진로는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인문계고등학교로만 보내려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는 기피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 가까이로 대부분의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진학을 한다. 반면에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30~35% 정도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지 않는 많은 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는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독일에서 최고기술자인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하면 그 분야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명함에도 자랑스럽게 마이스터를 표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OECD 국가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대학 졸업 후 취직률은 최저를 차지해 대학을 졸업하고도 88만원 세대가 되고 만다. 뿌리 깊은 학력 차별과 학벌위주사회가 이런 기형화 된 사회를 만들어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유사 정책 실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명박 정권의 고졸 취업대책이랄 수 있는 마이스터고 정책도 특성화고 중에서 또 다른 명문 특성화고를 만들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박근혜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추구하고 있는 ‘스위스식 도제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이 제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특성화고에 동일하게 이 제도를 실시하라는 말이다.

진학을 고민하던 중학생이 인터넷에 올린 글은 우리 사회 인식의 단면을 드러낸다. “주변에 (마이스터고 진학) 상담을 받았는데,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냐(결국 공고)고 하고. 어떤 대기업이 고졸을 쓰냐, 소수만 뽑고 그마저 나중에 해고한대요.”

이처럼 특성화고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학생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큰 문제다. 물론 그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여건이 먼저 변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 특성화고의 양적, 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은 학생, 학부모들의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 변화에 좋은 계기가 되리라 본다.

전남도교육청과 교사들은 특성화고의 유리한 점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전남도교육청은 근시안적인 교육행정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고 실업계고등학교를 인문계로 전환하는 정책을 당장 그만둬야한다. 또 내가 본회의장과 상임위에서 계속 주장하고 제안한 지금 같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마이스터고나 스위스도제학교에만 목매달지 말고 전남부터라도 특성화고 전체를 ‘마이스터고’화 하고 ‘스위스도제학교’화해야 한다.

물론 예산문제가 있겠지만 먼저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면 큰 예산 안 들고도 해 나갈 수 있다. 전남교육이 선두에 서서 특성화고 부활에 앞서나가면 정부도 지원을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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