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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쓰는 편지/ '여민동락 與民同樂‘한명석(발행인)
한명석  |  dg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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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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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장포(莊暴)라는 사람을 통해 제선왕(齊宣王)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빌미로 제선왕을 만나 음악에 대해 논한 일이 있다. 맹자가 제선왕에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냐고 묻자 제선왕은 얼굴을 붉히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성현들의 음악(클래식)이 아니라 속악(유행가)이라고 했다. 그러자 맹자는 대뜸 왕이 그렇듯 음악을 좋아하면 제나라는 잘 다스려질 것이라며 속악도 성현들의 음악이나 진배없다고 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갔다.

의아해하는 제선왕에게 맹자는 혼자서 음악을 즐기는 것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즐기는 것 중 어느 것이 즐거운가를 먼저 묻는다. 제선왕이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고 하자, 맹자는 소수의 사람과 더불어 음악을 즐기는 것과 다수의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은가를 재차 물었다. 제선왕은 여러 사람과 같이 즐기는 것이 훨씬 좋음을 피력하자 맹자의 이른바 ‘여민동락(與民同樂)’론이 펼쳐진다.

만일 왕이 음악을 연주할 때 백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을 표출하거나 또 백성들이 왕의 화려한 사냥 모습을 보고 역시 인상을 찡그리며 원망을 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맹자는 말한다.

이번에는 반대의 경우로 만일 왕이 음악을 연주하면 백성이 모두 흐뭇해하고 왕이 사냥을 할 때도 역시 똑같이 흐뭇해하며 왕의 건재함을 기뻐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백성들과 동고동락하는 것이 왕도정치라고 강조했다.


암울했던 丙申年이 저물고 丁酉年 새 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국민들은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던 것 같다. 불통과 오기로 점철된 국정은 급기야 국민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고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에 올려놓았다.

교수신문은 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 군주민수는 중국 고전 '순자'에 나오는 성어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로 상징한다. 백성인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4년 전 박근혜호를 물에 띄운 국민들이 이제 그 배를 뒤집으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는 단 한 번도 긍정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시대를 역행하고 국민과 싸우는가 하면 종국에는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를 통해 국정을 농단당하는 처참한 현실에 이르렀다.

교수신문은 지난 2013년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를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박근혜 정부 1년 차였지만,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인 일을 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2014년에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꼽았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인 지록위마는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2014년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으며 또, 정윤회 문건이 터졌던 해로 비선 문제가 박근혜 정부 전면에 등장했지만 당시 이 문제는 '지라시' 정도로 취급됐고 2년이 지난 지금 '최순실게이트'라는 국정농단 사태를 맞게 됐다.

교수신문은 2015년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으며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혼용무도는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에 의해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뜻이다. 혼용무도 역시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예측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사자성어로 '군주민수'를 선정한 교수신문은 "분노한 국민들이 박근혜 선장이 키를 잡은 배를 침몰시키려 한다"며 "박근혜 정권의 행로와 결말은 유신정권의 역사적 성격과 한계를 계승하려는 욕심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현대에 들어서도 역시 국민과 함께 즐거움과 슬픔을 같이 하는 지도자만이 국민들의 진심어린 지지를 받을 것이다. 여민동락의 첫째 요건은 소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자들의 언행이 거짓되어 진정성을 상실하거나 신뢰를 잃으면 그 순간 국민의 마음을 잃게 되고 지도자 자신 뿐 아니라 국론분열로 인한 국력의 쇠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새해에는 부디 '여민동락 與民同樂‘(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한다), '제구포신 除舊布新’(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 것의 폐단도 미리 본다), '원융회통 圓融會通'(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 등 희망과 긍정을 상징하는 사자성어가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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