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교수(동신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우리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홍역을 치른 재활용 쓰레기 대란, 4대강 수질오염, 오존층 파괴에 따른 산성비, 잔류농약에 따른 토양오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목련과 벚꽃이 화사하게 핀 4월에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가 프로야구 경기마저 취소시켰다. 이번에 남북평화 기원 평양 공연 ‘봄이 온다’에 동석한 취재진 보도에 따르면 평양의 하늘도 남쪽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남북 가릴 것 없이 한반도에 대기 오염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미세먼지는 겨울과 봄철에만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도 아니다. 특히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는 일 년 내내 기승을 부린다. 결론적으로 미세먼지는 더 이상 해결의 손길을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길게 보고 멀리 보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환경 전문가들 분석에 의하면, 주요한 원인은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 등 고농도 미세먼지가 강한 서풍을 타고 바다건너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국과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다루는 ‘한중환경협력센터’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발 오염물질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화석연료,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에서 배출하는 매연, 농산부산물 소각 연기 등 국내적 요인이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된다고 한다. 중국을 탓하기 전에 우리들의 자구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로서는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려는 노력이 최선의 방법이다. 자동차, 공장, 발전소, 공사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불법소각을 금지해야 한다. 온실가스도 점차 감축해야 한다. 반면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전기차 보급은 확대해야 한다. 필리핀이 국제적 관광명소인 보라카이를 6개월간 폐쇄한 강공책이라도 벤치마킹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황사마스크를 쓰거나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들여 놓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미세먼지 감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올 1월 도로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세금 150억원을 들여 지하철, 버스 등 ‘공짜 운행’을 실시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러한 임시 방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에 국내외에서 치명적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 십 년이 걸렸다. 1950년대 영국 런던의 스모그 극복이 그렇고, 2000년대 울산 태화강 살리기가 그렇다. 이를 교훈삼아 정부는 최소한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빚어진 재활용품 수거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환경부와는 별도의 대통령 직속기구로 ‘미세먼지 관리청’ 같은 특별기관이라도 설치해야 한다고 본다. 중앙부처와 유관 기관 및 단체,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강력한 정부기구를 만들어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권한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만약 우리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뿌연 잿빛 하늘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게 될 것이다. 우리 세대는 두고두고 원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시사철 파란 하늘을 회복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공동 책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