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쑥떡, 살림 솜씨가 너무나 어설펐던 내게 결혼과 동시에 시작한 가게는 벅찬 하루하루를 안겨 주곤 했다.” 곡성군 한글학습반 3학년 교과서 110페이지의 시작이다. 머리가 흰 학습자들이 한 단락씩 돌아가면서 읽어 내려가고 다른 학습자들은 연필로 한 글자 한 글자 짚어가며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구성된 한글학습반은 읽는 속도만 다를 뿐 고개 숙인 고불고불한 파마머리, 연필을 잡고 있는 다소 거친 손등, 배움에 대한 열정은 모두 같다.

곡성군은 13년째 비문해자에 대한 기초교육을 실시해왔으며 올해는 30개 마을 한글학습반을 대상으로 20명의 문해교사가 밤낮으로 한글과 산수, 미술, 영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연일 무더운 날이 지속되는 가운데 배움에 대한 열기와 시원한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기가 마을회관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이 여느 시골풍경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곡성군의 성인문해교육이 이뤄지는 마을회관이야말로 주민복지를 넘어서 더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한 가치투자임에 틀림없다.

군 관계자는 “이렇게 더운데도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가 너무 시원하게 느껴져서 뿌듯했고, 더 쾌적하게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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