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슬로시티 희망의 아이콘인가?

 

슬로시티의 가입 조건은 인구가 5만명 이하이고 도시와 주변 환경을 고려한 환경정책 실시, 유기농 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통 음식과 문화 보존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구체적 사항으로는 친환경적 에너지 개발, 차량 통행 제한 및 자전거 이용, 나무 심기, 패스트푸드 추방 등의 실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07년 12월 전남 담양 신안 장흥 완도 등 4개 지역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몇 차례 재선정 심사에서 장흥이 탈락하고 현재는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 마을, 전남 완도군 청산도, 전남 신안군 증도, 전북 전주 한옥마을, 경남 하동군 악양면, 경북 청송군 파천면, 경북 상주시 이안면, 충남 예산군 대흥면, 충북 제천시,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경북 영양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충남 태안군, 충남 서천군, 경남 김해시 등 15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원래 슬로시티 기준은 인구 5만 명 이하 도시다. 그런데 60만 명이 넘는 전주시가 2016년 대도시 중 최초로 국제슬로시티에 올랐다. 2010년 전주 한옥마을만 지정됐다가 심사를 통해 시 전역으로 재인증을 받은 것이다. 한옥마을만 해도 연간 1000만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으니 슬로시티 인증 덕을 톡톡히 봤다.

인구 53만 명의 김해시도 최근 국제슬로시티 칭호를 따냈다. 7개 분야 72개 항목의 기준을 통과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의아스럽게 여기는 이도 적지 않다. 김해지역 곳곳이 무분별한 공장 건축과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다.

        

* 과다 인증 vs 가치 확산

여유와 치유를 부르는 ‘느림의 미학’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국 각지에 15곳이 넘는 지역이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지나치게 난립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고, 유럽적 가치가 깊이 투영된 슬로시티에 급속한 산업화와 ‘빨리빨리 문화’의 대명사인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이 다수 포함된 점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슬로시티 이념과 가치에 비춰볼 때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동북아 3국에 슬로시티가 가장 절실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짧은 기간에 난립하다시피 하면서 과다 인증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슬로시티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경쟁으로 빚어진 고육지책이기도 하지만 대안적 ‘삶의 선택과 전환’이라는 슬로시티의 취지가 지역적인 안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잇단 인증은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전국 각지에 슬로시티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지리적 한계, 즉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는 전남은 관광객이 줄면서 슬로시티의 가치를 공유할 기회가 위축되고 있다.

2007년말 아시아 첫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4개 지역 방문객은 2008년 42만9610명, 2009년 62만5796명으로 늘다 2010년 118만7030명으로 100만 관광객 시대를 연 뒤 2011년 137만8900명으로 해마다 거침없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2년 127만7152명으로 2011년 137만8900명에 비해 10만1748명, 비율로는 7.4% 감소했다.

담양만 10만450명에서 15만1270명으로 50.6% 증가했을 뿐 신안, 장흥, 완도은 14.7%, 11.1%, 5.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인증지역 증가는 고스란히 국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전남 슬로시티에 대한 국비지원액은 2009년 37억원, 2010년 36억7000만원이던 것이 인증지역이 늘면서 2011년에는 12억원, 지난해에는 11억2500만원으로 해마다 감소, 4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슬로시티가 전국 곳곳에 들어서면서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으로 관광객이 유입되는 등 숫적 증가가 전남 지역 슬로시티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찮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의 사례처럼 희소성보다는 가치 확산을 통한 상생을 위해 보다 많은 슬로시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슬로시티 가입도시는 한국슬로시티본부에 운영비와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한 곳당 매년 2000만원씩을 회비로 납부하고 있다.

         

         

* 지방선거와 슬로시티

6.13 지방선거을 앞두고 담양군수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창평슬로시티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사)담양창평슬로시티위원회 주관으로 창평초교 대강당에서 슬로시티 발전 전망에 대한 담양군수 후보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군수 후보자들이 선거운동 기간 바쁜 시간을 내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창평 슬로시티가 신안 증도, 완도 청산도와 함께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래 2012년 첫 번째 재인증을 받았지만 올해 재인증 심사에서 ‘인증 유보’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재인증을 유보한 것은 슬로시티와 이를 둘러싼 상업화로 주민간의 갈등이 발생하여 슬로시티 본연의 철학과 목적이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슬로시티에 대한 바른 인식과 주민실천 운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나 구체적 실천사례가 부족하는 등 공무원과 주민들의 인식확산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다 슬로시티는 친환경 브랜드나 관광 브랜드가 아니며 최고 이념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화합이며 주민실천운동이라는 것을 담을 담양군 확대 실시계획과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민선 7기 지자체장의 슬로시티에 대한 확고한 의지표명 등 10월 31일까지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 제출하면 이를 검토후 내년 1월 30일까지 재인증 여부를 다시 판정키로 한다는 국제슬로시티연맹의 부정적 메시지도 한몫했다.

또한 재인증 유보와 행정 지원이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평면을 거점으로 운영되던 슬로시티가 담양군 전역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지혜로운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행사를 주관한 담양창평슬로시티위원회는 후보자들에게 담양창평슬로시티 지원예산 추이, 방문객 및 체험현황(2014~2017), 한국슬로시티본부 재인증 평가서, 슬로시티방문자 지원센터 운영과 더불어 마을 흙길에 대한 주민 불편을 비롯 창평농협 사거리-유천리 입구 도로 개설 통한 주차공간 확충 방안, 슬로시티 외곽도록 개설, 삼지내 마을 화장실 부족 문제를 사전에 공지했다.

이날 참석한 후보들은 담양창평슬로시티 재인증 유보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비롯 예산감소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담양군 전역 확대와 창평거점을 지키는 문제 해법 및 방문자센터 활용과 홍보관 인건비, 사무장 보조인건비 지원, 주민불편사항 해소방안, 보조금을 민간경상사업 보조나 민간위탁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군수 후보들은 “담양창평슬로시티의 재인증이 유보된 것은 슬로시티가 추구하는 정체성과 상업화가 상충된 결과로 법적소송까지 진행된 갈등을 해결하고 창평 슬로시티가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갈등봉합 및 전문성 제고와 교육프로그램 확충, 정체성 회복위한 비예산 분야 발굴, 용역 발주에 따른 담양 전 지역 확대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예산 지원은 슬로시티위원회 자립이 전제되어야 하고 전적으로 행정에 의존하는 행태의 예산지원은 단방약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필요한 예산 지원 및 주민불편 사항 해소를 위해 소통을 통해 최적안을 마련하는 노력은 하겠다”고 문제해결 의지를 표출했다.

 

* 맺음말

슬로시티의 테마는 세계화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지 않고 지역공동체의 영혼과 현대성의 융합이라는 특징이다.

자연과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은 우리에게 검소하고 자연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천천히 의미는 자신과 타인을 위한 양질의 미래를 선택받는 것을 말한다.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전통전문지식을 재발견하고 재활용 및 신기술 적용을 통해 자원을 완전히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발전과 사람들의 조화로운 목표를 달성한다.

현지 음식과 공예품을 특징으로 하는 지역사회를 지원해야 한다.

생물다양성은 자연과 씨앗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언어, 문화 및 역사이기도 하다.

슬로시티 관리자는 지역 주민 재능을 키우는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성, 전통적으로 경험이 많은 노인, 활기찬 젊은이를 보호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슬로시티는 환경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음식, 도시광장 및 지역상점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지역사회만이 ‘천천히’라는 고품질의 도로를 선택하여 지구로 되돌려 줄 것이다.

슬로시티는 생산, 무역 및 소비를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슬로시티 교육커뮤니티는 사회적 정의와 사람들의 단합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고 삶의 질을 향상 시켜야 한다.(끝)  /한명석 양상용 記者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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