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뉴욕 5번가에서는 모든 자동차의 통행이 금지되고 60만명이 넘는 군중이 센트럴파크에 집결했다.

뿐만아니라 미국 전역에 걸쳐 2천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행사에 참가해 연설을 듣고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적인 행동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 조직적인 행사로 기록됐고 미국 국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이 행사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환경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날(4월 22일)을 지구의 날로 선포하고 온 국민의 동참을 촉구하면서 비롯됐다. 바로 지구의날의 유래이자 국제 환경운동의 태동을 알리는 고성이었다.

이후 환경문제가 서서히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1972년 스웨덴의 스톡흘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라는 주제 하에 UN인간환경회의가 열려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개발이냐 환경이냐’를 놓고 열띤 공방전이 벌어졌고 경제성장을 앞세운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환경오염은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후 1990년에 들어와 환경문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드높아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100개 나라 500여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지구의날 행사가 성대히 개최됐다.

흔히들 21세기는 환경시대라고 한다. 바야흐로 환경이 역사를 지배하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그동안 개발의 굴레 속에서 마구잡이로 자연환경을 파괴해온 결과가 이제는 무서운 응징으로 눈앞에 다가온 까닭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사방이 온통 변했다. 오염물질로 가득찬 하늘, 땅, 그리고 강과 바다, 더러워진 공기는 숨쉬기도 역겹고 마음놓고 마실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

땅은 자꾸만 죽어가고 바다는 부패해 썩은 냄새를 풍긴다. 무분별한 벌목은 지구의 사막화를 재촉하고 공장과 자동차의 매연은 산성비가 되어 온갖 숨쉬는 것들을 위협한다. 농약과 쓰레기는 땅을 병들게 하면서 생태계의 질서를 파괴해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숨통을 조금씩 조금씩 조여오고 있다.

인공위성에서 바라본 초록별 지구의 색깔이 차츰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머지않아 우리 인간들은 폐허가 된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삶의 터를 찾아 우주를 방황해야 할지도 모를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오는 22일은 52번째 맞는 지구의 날이다. 국내에서도 환경부를 비롯해 민간환경단체들이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지구는 정부나 환경단체만의 지구가 아니라 이 땅에서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물의 터전이란 점이다.

자연이란 한번 파괴되면 좀처럼 회생이 어렵다. 굳이 지구의날이 아닐지라도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 이 하늘, 이 바다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구가 아파서 신음하고 있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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