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석(발행인)

논어에 이르기를 ‘효는 어김이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살아계실 때는 예로 섬기며 죽은 뒤에는 예로 장사 지내며 예로 제사를 모시는 것, 즉 효를 행할때에는 예의에 어긋남이 없이 하라는 뜻입니다. 효는 인의 근본이고 덕의 근본이며 따라서 정치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중국 고사에 ‘伯兪泣杖(백유읍장)’이란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한백유는 중국 한나라 때 사람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어릴 적부터 종아리를 맞고 자랐습니다. 어머니가 아무리 세게 종아리를 때려도 울기는커녕 낯빛조차 변함이 없던 백유가 어느 날은 종아리를 맞고 서럽게 울었습니다.

의아한 어머니가 백유에게 까닭을 묻자 “회초리가 약해진 것을 보니 어머니의 힘이 쇠한 것 같아 슬픔이 복받쳐 울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전해오는 효행이 많이 있습니다. 조선조 명종시대 청백리로 유명했던 백비정승 박수량은 효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관직에 있을 때는 고향 인근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겨 어버이를 정성으로 모셨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관직을 버리고 3년 동안 예를 다 했습니다. 어머니의 병환을 돌볼때에는 병세를 알아보기 위해 대변의 맛을 보아 그 차도를 알아냈다 하니 지극한 효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신안 안좌 출신 김경하 효자는 실신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떼어 어머니를 봉양해 다시 눈을 뜨게 했다고 하며 장흥군 관산읍에 있는 효자송(孝子松)도 이 고장 출신 효자 위윤조가 뙤약볕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이 안타까워 그늘을 만들어 드리고자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古今을 막론하고 孝는 인간의 기본 도리이며 모든 行의 근본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다양해지고 핵가족시대로 변천하면서 반인륜적인 범죄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해 암매장하는가 하면 집에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한 비정한 자식들의 끔찍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는 작금의 세태는 어느 사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가치상실사회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실례라 하겠습니다.

만연된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오로지 입신과 출세만을 향한 경쟁적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서 우리의 자녀들은 정말로 소중한 삶의 가치를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틈도 없이 패륜과 타락의 길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이 다 가기 전에 어버이를 모시고 자녀들과 더불어 가정과 효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의미 있는 자리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수칙은 잘 지키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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