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古稀)를 앞둔 노시인의 열정이 다시금 나이와 시대를 깨뜨리는 시혼을 발휘한다.

강성남(69) 시인은 도대체 나이를 짐작할 수가 없다. 고희를 앞둔 노시인의 열정에 다시금 감탄할 뿐이다.

강 시인이 최근 시조집 ‘흑백사진’(도서출판 고요아침刊)을 발간했다. 자신의 삶의 궤적을 담은 시를 색깔을 없앤 순수 흑백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시인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오랜 기억이 담긴 흑백사진 한 장으로 대신하고 있다.

작품 전반에 스며있는 작가의 호흡에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이나 과잉된 주관이나 치기어린 감정 등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심혈을 기울인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작가는 이렇게 강변한다. “우리는 세상을 사진에 담아두려한다. 마음의 언덕처럼, 한 폭의 동양화처럼 사진은 마음의 음영이다. 마음 안에 피어난 꽃처럼 멈추어야 인생이 보이듯 사진은 나의 인생이자 쉬어가는 정자”라고.

아울러 시인은 시조집 출간 배경을 이렇게 소개한다. “오랫동안 가두어왔던 시를 흑백사진으로 마음의 셔터를 눌러본다. 때론 호수의 봄이 그립고 금성산성의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고 싶은 날이 있다. 오늘도 마음 한켠에서 셔터소리가 들린다. 길 위에 피어나는 꽃처럼 흑백사진은 나의 지나온 길이다”고.

강 시인은 지난 2011년 담양군에서 37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공직생활 틈틈이 습작한 솜씨로 2003년 ‘아동문학세상’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조시학’에 시조로, ‘현대수필’에 수필로 등단해 시인과 수필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담양군복지재단 이사장에 재임 중이다. /김은정 군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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