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 래(담양소방서장) 

격세지감(隔世之感),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자성어이다. 요즘처럼 어울리는 사자성어도 없을 것 같다. 그 주인공은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이다. 유례없는 감염병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삶은 크게 변해가고 있다.

예전에는 거리에서 드물게 방한용이나 감기환자들이 쓰던 마스크가 이젠 흔하게 보이고 오히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눈총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었다. 마스크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듯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주택화재를 막는 최소한의 방법이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이다.

전라남도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화재 2,472건 중 인명피해는 120명(사망22명, 부상 98명), 재산피해는 29,121백만 원이며, 화재 장소별로는 주거시설 4,345건(15%), 차량화재 1,626건(6%)로 많이 발생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라남도 주택의 화재건수는 연평균(2012~2020년) 화재 발생률의 약 18%를 차지하는 반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50% 이상이 주택에서 발생한다. 또한,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사망자는 0시에서 오전 6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주택이 모두가 잠든 밤에 생명을 잃는 최악의 장소로 변한 것이다.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2년 2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치 및 안전관리에 의한 법률에 의거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됐다. 소화기는 세대별ㆍ층별 1개 이상,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침실과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설치하여야 한다. 

하지만 주택용 소방시설 전국 설치율은 50%대 정도에 머물고 있어 미국(96%), 영국(88%), 일본(81%) 등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건전지 내장형으로 누구나 쉽게 천장 등에 부착할 수 있으며, 가격은 1개당 1만원이고 건전지 수명도 10년으로 매우 가성비가 좋다. 주방과 침실에 설치한다면 행복의 보금자리에서 생명을 잃거나 재산을 잃는 일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담양군 고서면 소재 주택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순식간에 2층까지 화염이 확대됐으나 단독경보형 감지기 작동하면서 빠르게 대피해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올해 5월 곡성군 입면 소재의 주택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는데 화재경보기가 작동하면서 집안에 머물러 있던 거주자가 집 밖으로 대피했고 이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해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사례처럼 화재로부터 자신과 소중한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라고 아직 설치가 되지 않은 가정에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 할 때 소중한 가정에 안전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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