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종 필(담양경찰서)

이슬람 테러단체에 의해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가 공격을 받은 대참사가 발생한 지 21년째 되는 해이다. 

그간 세계 각국에서는 초국가적 위협인 ‘테러’를 국가안보의 중요 의제로 삼으며 적극적인 대테러 활동을 수행해 왔다.

2019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알 바그다디’의 사망과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전체 테러 발생 수가 감소하면서 테러 정세가 다소 완화되는 듯 보이지만 국제 테러 조직들은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보복 테러를 공언하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테러 모의, 테러범 모집·선전 활동을 자행하고 있어 테러의 위협과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근래에는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초연결, 초지능화, 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드론, 지능형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유형의 테러리즘이 발생하고 있고 메타버스 공간을 이용한 테러리즘의 선전, 선동, 가상훈련이 확산할 우려도 있어 그 위험성은 나날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테러리즘의 추세를 보면 그동안 글로벌 테러리즘의 큰 축이었던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의 영향력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극우 테러리즘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어 전 세계가 ‘개인 테러의 시대’라는 새로운 테러 지형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대규모 조직적 테러 공격보다는 개인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말이다.

국제 사회는 배후세력 없이 특정 조직이나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극단주의 단체의 이데올로기나 신념 등에 자발적으로 동조해 테러를 자행하는 것을 ‘외로운 늑대형 테러’라 명하고 있다. 

‘외로운 늑대형 테러’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이념적, 종교적 급진주의 부류에서 발생할 수 있어 그 위험성이 크고 대규모 조직이 동원되는 테러보다 정보 유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사전인지 및 추적·탐지가 매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백색 가루와 흉기가 들어있는 협박 소포를 받은 사건, 2015년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 대사 피습 사건, 같은 해 서울 양천구에서 중학생이 부탄가스를 이용하여 사제 폭탄을 만든 후 학교에 침입해 터트린 사건, 2016년 인천공항 화장실에 ‘신이 처벌한다.’라는 아랍어 메모와 함께 폭발물 의심물체를 놓아둔 사건 등 ‘외로운 늑대형 테러’로 불릴만한 사건들이 발생한 바 있다. 

최근에는 모 정당 대표가 선거운동 도중 망치로 피습당한 사건,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선 후보를 겨냥한 화염병 테러 협박 글이 올라오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외로운 늑대형 테러’는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닌 우리의 현재진행형 사건인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정치·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 타인에 대한 혐오적 태도의 증가, 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이행 등 사회 분위기를 볼 때 ‘외로운 늑대형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테러가 대중에게로 향할 때 그 결과는 실로 끔찍할 것이다. 선제적 예방에 관한 연구와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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