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은 숨겨진 보석, 호남의 진주로세. 

제 20회 전국가사문학제에서 ‘돌 속에 핀 노래’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곡성출신 한솔 김진혁씨가 가사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대표 가사시 '돌속에 핀 노래’는 가사의 속성과 본질적 관점에서 현대적 시각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말 부림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산업통산자원부 광산보안관으로 정년퇴직한 한솔 김진혁은 1984년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가사는 선승들이 불교 선리의 설파나 전파, 확산의 필요성에 의해 고려 말에 창안된 문학 형식으로 조선시대를 거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까지 매 시대마다 당대적 요구에 따라 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문학 형식이다. 

한때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학 형식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옛 것이라는 시조와 가사가 냉대를 받기도 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여섯 글자쯤은 두 세 개의 단어로 줄여 말하는 것이 사회 전반에 퍼지며 우리의 조급성을 더 부추기고 가사의 유장하고 자상한 전개방식이 현대인의 삶과 다소 맞아떨어지지 않은 면이 있어 전통 형식인 시조와 가사가 냉대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할 말은 있지만 점잖게 축약하고 돌려 말했던 윗 세대와 다르게 하고 싶은 말은 속사포 같이 쏟아내는 랩을 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 다양한 경로로 나를 소통해야하는 현 세대에는 오히려 길이나 형식에서 제약이 느슨한 가사체가 어울린다. 4음보 4보격의 리듬에다 자상하고 조곤조곤하게 내용을 담아내는 너른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현대시가 산문화 경향을 보이고 ‘한국가사문학대상’ 공모전에 해마다 많은 공모자가 모여들고, 전국청소년 가사시랩페스티벌에도 나날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은 가사체 문학이 여전히 시대를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돌 속에 핀 노래’는 전체 4부, 23편으로 구성되었으며 제1부 무등산 안개는 이차돈의 강 등 8편, 제2부는 처용의 달 등 7편, 제3부 무등산 대동 장승굿은 숨겨진 보석, 곡성 한 바퀴 등 6편, 제4부 천불천탑 이야기는 탑이 된 지팡이 등 2편이 수록된 비교적 방대한 분량이다.  

이 중 ‘숨겨진보석 곡성한바퀴’ 는 9페이지에 달하는 기행문적 성격을 지닌 가사시로 작가의 고향인 곡성을 생동감있게 돌아볼 수 있다. 

"산은 산통도 없이 계곡 속에 산을 낳고 홀로 가는 강물은 벼랑 위에 정자를 지으니"라는 표현은 이름처럼 골짜기가 많은 산지에 섬진강을 구비구비 품은 곡성의 청정 자연이 눈 앞에 그려진다. 

동악산 일출을 바라보고 의로운 이들을 기억해주며 도깨비살과 심청의 유래까지 충효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섬진강 물 흐르듯 담아내 고향에 대한 깊은 자부심도 느껴진다. 

“호남시단의 특징인 방외적 기질과 저항정신, 비단처럼 곱고 섬세한 언어감각, 인생을 매만지고 어루만지는 낭만적 정서, 뚝배기 같은 질박한 화소, 생명성의 존중 그리고 풀고 맺고 풀어내는 서술성이 오롯이 발견되는 것이 김진혁 시인은 어쩔 수 없는 호남시인”이라고 최한선 문학박사는 말한다. 

한편 김 작가는 시조집 ‘바람으로 서서’, ‘술잔 속에 넘치는 바다’, ‘청동하늘을 그리며’, ‘내 마음은 작은 두레’, ‘초록별 사랑’ 등 출간했고 맥시조문학회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 광주 전남 시조시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세종한글서예대전 초대작가, 농업인서예대전 초대작가,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기로미술대전 금장 초대작가, 한국향토미술대전 서예(한글)부문 대상 초대작가로 활동했다. /김고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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