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가사문학 탄생지 탐방

본지는 지역신문제안사업 일환으로 ‘학부모와 함께 하는 가사문학기행’을 실시했다.

6월 10일(1차)과 7월 1일(2차) 2회에 결쳐 진행된 ‘학부모와 함께 하는 가사문학기행’은 관내 초, 중학교 학생 및 교사, 학부모 등 8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가사문학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 배경 등을 공유함으로써 담양을 찾는 관광객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가사문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실력을 쌓고 나아가 담양군민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하는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마련된 가사문학기행은 가사문학의 효시로 불리우는 상춘곡의 저자 불우헌 정극인 선생이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던 정읍 칠보면 시산리 원촌마을을 시작으로 담양의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을 찾아 태산풍류에서 계산풍류로 이어지는 가사문학의 흐름을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 속에서도 “하나라도 더 알고 가겠다”는 열의로 모두가 한 마음이 된 이번 기행은 외국문화의 혼재 속에서 우리의 얼과 내가 사는 고장의 내면을 알아보는 뜻 깊은 행사로 평가됐다.

담양을 흔히 ‘가사문학의 산실(産室)’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담양에 사는 사람이라도 담양을 찾은 손님에게 약간의 설명이라도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그만큼 문학으로 다가온 ‘가사문학’은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멀고도 어렵게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현장 실습을 나선 가사문학 기행단은 먼저 가사문학의 효시로 평가되는 상춘곡이 쓰인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현재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을 중심으로 한 ‘태산선비문화권’으로 통일신라시대 문인 ‘고운 최치원 선생’의 유교주의적 정신을 조선시대까지 이어온 지역으로 서원과 효열정려각, 정자 등이 산재돼 있어 올곧은 선비정신은 물론 절의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 태산문화권에 위치한 ‘무성서원’을 찾은 기행단은 태산선비문화사료관 안성렬 관장으로부터 절조와 온후를 겸비한 선비 기질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불후헌 정극인 선생이 상춘곡을 지은 배경과 송순의 면앙정가 등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태산군수로 재임한 ‘고운 최치원 선생’을 배향하기 위해 세워진 무성서원은 이후 정극인 선생과 송세림 선생 등을 배향하고 있으며 이들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구한말 면암 최익현 선생이 이곳에서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다.


면앙정의 면앙은 무슨 뜻인가요?

가사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상춘곡의 태생지를 둘러보고 그곳에서 상춘곡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알아본 기행단은 다시 가사문학의 본류이자 문학정신의 정수를 꽃피운 담양 가사문학권으로 발길을 돌렸다.

담양으로 돌아온 기행단은 이제 담양사람이 아닌 가사문학의 뜻을 살피기 위한 문화기행단으로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당시 선비들의 풍류와 가사를 지은 작가들의 서정을 느껴보며 동행한 이정옥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기행단이 면앙정에 올랐을 때 한 초등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면앙이 무슨 말이에요?” 이에 이정옥 해설사는 “면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을 말하며 앙은 땅에서 올려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 뜻은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을 살핌으로써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이치를 깨닫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옥 해설사는 또 “가사문학을 알기 위해 면앙정가와 사미인곡을 외우는 것 보다 이렇게 현장에서 당시 작가가 살았던 삶의 흔적을 느껴보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진정한 산교육이 되는 것 같다”고 이번 기행을 자평했다.


송강정의 송강은 왜 송강인가요?

이어 기행단은 울창한 송림 사이에 자리한 송강정을 찾았다. 담양의 보물이자 후손에게 물려 줄 진정한 문화유산인 송강정은 잠깐이라도 없으면 살 수 없으면서도 그 소중함을 모르는 공기와 같은 곳이다.

한 학부모는 “중학교 소풍 때 와보고 수십년 만에 다시 온다”며 “아들하고 같이 왔지만 소중한 기억을 되찾은 것 같아 더욱 좋다”고 애틋한 감정을 회상했다.

이정옥 해설사가 송강 정철과 송강정에 대한 낭랑한 해설을 이어갈 때 똘망똘망한 학생이 손을 들고 나섰다. “송강정인데요 왜 송강이에요?”

이정옥 해설사는 “송강은 이미 알고 있는 데로 정철의 호이며 송강은 정철이 학문을 하며 자란 곳인 담양에 있는 강 이름으로 이곳 송강정에서 보이는 저 앞에 흐르는 강 이름이 바로 송강이다”고 연원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었다.

송강 정철 선생이 이곳에 머물며 지었다는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이정옥 해설사의 낭랑한 목소리로 감상한 기행단은 식영정으로 향했다.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 석천 임억령 선생을 위해 건립한 식영정은 이후 수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교류를 이어갔다. 이곳은 송강 정철이 주변의 아름다운 풍과을 노래한 성산별곡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식영정에 오른편 구석에 자리한 아름드리 소나무의 자태를 뒤로 일행은 소쇄원으로 향했다. 기행단은 소쇄처사 양산보 선생이 가졌던 이상향을 함께 느껴보며 그가 현실세계에서 이루고 싶었던 선비문화의 정수를 시간을 초월해 함께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원한 대숲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우직하고 듬직한 소나무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쇄원은 조선조 별서정원의 최고봉으로 불리며 한국 원림의 교과서로 손꼽히면서 조경학도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시설물 하나하나를 음향오행설에 입각해 지은 탓에 건축학도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맑고 깨끗한 소쇄원의 물소리를 뒤로하고 한국가사문학관으로 장소를 옮긴 기행단은 리모델링 공사로 실내 출입이 통제돼 내부 전시물을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부모와의 추억, 선생님과의 추억, 친구와의 추억을 만들며 짧은 하루였지만 가사문학의 배경과 당시 작가들이 느꼈던 정취를 상상하고 느껴보며 기념사진 촬영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고운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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