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원(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필자는 지난 6월, 전남도와 도교육청의 2022년도 회계연도 결산심사와 2023년 제1회 추경예산안을 심사‧의결하며 제12대 전남도의회 제1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마쳤다. “탕탕탕” 마지막 의사봉 3타의 깊은 울림과 함께 1년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다.

의사봉 3타.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이 소리는 의회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지만 사실, 의사봉을 사용하게 된 배경이나 왜 세 번을 치는지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 경우, 해방 후 미국 하와이교민회로부터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의미로 기증받은 목재 의사봉과 판을 사용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의결시 의사진행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명확성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임시정부 때부터 사용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면 왜 하필 세 번을 치는 것일까? 제14대, 제16대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의사봉을 첫 번째로 칠 때는 여당 의원석을, 두 번째는 야당 의원석을, 세 번째는 방청석의 국민을 보고 친다고 말했다. 그 밖의 의견으로는 숫자 ‘3’이 ‘안정, 최고, 완성, 신성, 종합, 일치성’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이를 이유로 ‘의사봉 3타’를 치게 됐다는 설도 있다.

의미와 기원이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이다. 의사봉이 가진 상징성이다. 예산결산위원회를 대표해 필자가 수없이 두드렸던 의사봉은 사실 200만 전남도민에 대한 책임감과 의지였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남도와 도교육청의 살림살이를 살펴 예산이 적법한 과정으로 적재적소에 투입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를 판단한다. 한마디로 집행부의 전체 살림의 쓰임새를 결정·심의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 과정의 고뇌와 결정의 무게를 담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두드린 상징물이 다름 아닌 의사봉이다.

지난해 7월, 제12대 전라남도의회 첫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선출됐을 때를 돌이켜 생각하면 기쁜 마음보다는 책임의 무게가 더 컸다. 더 열정적인 학습과 노력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리라는 다짐으로 가득했다.

이에 1기 예결위 구성 후, 집행부의 재정운영 현황 보고를 청취하고 예결산 전문강사를 초빙해 특강을 받는 등 위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효율적인 심사를 지원했다. 20명의 예결위원이 소속된 상임위 활동으로 심도있는 분석과 검토를 통해 집행부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소통을 중심의 의정에도 매진했다.

성과도 컸다. 두 번의 결산과 네 번의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며 결산에서는 집행부가 살림살이를 어떻게 꾸려왔는지, 예산이 본래 목적과 계획에 맞게 적정하게 집행되었는지를 꼼꼼히 살펴 예산안 심사 시 반영했다.

영광 백수남초 폐교 등 도내 폐교를 활용한 현장 방문을 통해 지역민과 폐교 활용방안을 논의했고, 함평 흑하랑 상추 재배농가를 방문해 도의회 차원의 지원방안을 강구했다. 도민의 삶에 실효성 높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필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소임을 내려놓고 소속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돌아간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교육위원으로 역할에 충실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재정의 편성과 집행부에 대한 감시‧감독에 더 집중하리라는 계획이다.

도민의 목소리와 염원을 담았기에 의사봉은 언제나 묵직했다. 그 무게감을 수없이 느낀 지난 1년은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남은 3년 또한 현장의 목소리에 기반한 적극적인 의정을 펼쳐나갈 것이다. 도민의 삶 속에 스며드는 효율성 높은 정책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민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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