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규 해(한국농어촌공사 곡성지사장) 

청렴에 대한 서로 다른 두 개의 지표가 있다. 우선 국제적 부패감시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이다. 발표에 따르면 180개 조사 대상 국가 중 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1위는 덴마크, 2위는 핀란드, 3위는 뉴질랜드, 4위는 노르웨이, 5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100점 만점 중 64점으로 31위를 기록하였다.

다음 지표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에서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구축의 4개 지표를 기반으로 발표하는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이다. 발표에 따르면 64개 조사 대상 국가 중 23년 세계 국가경쟁력 1위는 덴마크, 2위는 아일랜드, 3위는 스위스, 4위는 싱가포르, 5위는 네델란드가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28위를 차지하였다.

덴마크와 싱가포르가 두 지표에서 상위권에 들었던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필자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와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띈다고 판단한다. 덴마크,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세계 국가경쟁력 상위 국가인 아일랜드, 스위스, 네델란드 역시 22년 부패인식지수가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두 지표는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닌 선후관계를 띈다고 판단한다. 부패지수가 낮은 국가일수록 사회 전반에 불필요한 비용 감소 및 공정한 업무처리로 인한 효율성이 증가하며, 투자유치 등 기업활동이 활성화되어 그 결과 경제성과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는 청렴은 단순히 공직자가 지켜야 할 것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핵심 요인임을 시사하며, 스스로에게 ‘나는 공직자로서 청렴한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막연하기만 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객관적 잣대 마련’ 및 ‘청렴의 내재화’ 두 가지 측면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객관적 잣대 마련’을 위하여 우리 공사에서는 5대 취약업무(계약, 자산, 농지은행, 설계, 공사관리)의 부패 발생 소지에 대해 개인별 점검을 할 수 있도록 업무추진 단계별 청렴·리스크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정비하였다. 이를 통해 자의적인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기준에서 개인별 청렴 판단력을 키우고 판단하고 있다.

다음으로 ‘청렴의 내재화’를 위하여 ‘상호존중 청렴윤리서약’을 시행하고 있다. ‘상호존중 청렴윤리서약’이란 자발적 쇄신 실천 의지를 다짐하는 청렴 서약으로서 ▲법과 원칙을 준수 및 부패를 예방함으로써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솔선수범 ▲금품·향응 받지 않으며, 청렴성에 의심받을 만한 일체의 행동 자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적이익 추구 금지 ▲상호존중의 자세로 폭언, 폭행 등 모욕적 언행 금지 ▲공정한 업무수행에 장애가 되는 알선·청탁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서약을 간부와 직원, 공사와 민원인 간 서명하여 상호 전달함으로써 직원 스스로가 청렴 의지를 다지는 장이 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국가 청렴도 순위 20위권을 달성하는 등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청렴 의지에 발맞춰 우리는 ‘객관적 잣대 마련’ 및 ‘청렴의 내재화’를 통하여 ‘청렴이 경쟁력’인 시대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이러한 개개인의 변화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의 국가 부패지수 및 국가경쟁력 지수의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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