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박람회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던 봉황 조형물이 존페 기로에 놓였다.

2015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의 랜드마크로 수많은 관광객들의 카메라의 주인공이 되었던 봉황 조형물은 너비 16m, 높이 11m로 웅장한 규모로 상징물의 중심인 지구를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공모를 통해 인스나인이 제작업체로 선정, 조형물 제작비 9800만원을 포함해 관람객 출입구 역할도 한 높이 4m에 이르는 게이트를 포함해 2억원 남짓한 적잖은 예산이 투입된 대형 구조물이 대나무를 주제로 한 국제박람회에 봉황이 등장한 데는 봉황과 대나무의 각별한 관계 때문이다.

'새중의 왕'으로 불리는 상상의 새, 봉황은 예로부터 대나무 씨앗을 즐겨 먹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질 않는다고 구전되고 있다. 태평성대를 기다리며, 아무리 배 고파도 조 따위는 먹지 않는 고고한 처신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두 마리의 봉황이 등장하는 쌍봉은 다산과 화합은 물론 어진 성군이 나타나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대통령 전용 휘장이나 국새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태평성대와 번성을 상징해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온 봉황이 지구를 감싸고 날아오르는 형태로 봉황과 게이트, 지구모형은 모두 철골로 뼈대를 만든 뒤 대나무를 마감재 형태로 엮어 씌우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그러나 세월에 장사 없다고 지난 2017년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색을 한 이래 별다른 유지 보수가 되지 않아 대나무 부식으로 인해 조형물의 형태가 변형되어 감에 따라 조형물 전문업체로부터 보수 사업비로 1억원이 소요 될 것이라는 의견을 청취했다.

군은 봉황 상징 조형물이 지구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고 대나무의 가치를 널리 확산시키는 한편 담양대나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적잖은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자체 정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나무를 구매해서 파손된 부위와 금이 가서 파손이 된 곳에 대해 전면 보수를 실시하고 세월의 때가 눌러 앉은 구조물에 대해 세척 작업과 더불어 도색작업을 실시함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향한 봉황의 의지를 표출함과 동시에 예산절감이라는 一石二鳥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봉황의 운명은 여기까지다.

지난 8월 제6호 대풍 카눈으로 인해 봉황의 우측 날개가 크게 파손되어 관광객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받자 임시방편으로 철끈으로 이어서 붙잡아 두고 보수 및 철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군은 봉황 구조물의 물리적·기능적 결함에 대한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봉황 날개의 단순한 파손을 넘어 좌·우측 봉황 날개의 내부를 이루고 있는 철망이 심각한 부식 상태에 있고 대나무 마감재도 열화에 의해 심각한 탈락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요 철 구조물의 철망 및 철근 등의 심각한 부식과 함께 봉황의 깃털 부위를 이루고 있는 대나무 마감재의 접착 불량과 접촉 부위가 열화로 인해 탈락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다 “마감재 잔해 및 부분적인 조형물 낙하로 안전사고가 크게 우려 되는데다 전체적으로 조형물의 내부 형태가 현실적인 보수·보강이 불가한 상태로 주변 경관 등을 고려하여 존치 보다는 철거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는 조사보고서를 냈다. 

군 관계자는 “주민과 관광객 안전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한다고 판단해 철거할 계획이다”며 “철거후에는 대나무박람회의 랜드마크는 물론 그 이후에도 담양을 대표하는 조형물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레이저를 활용한 봉황 재현을 통한 야간경관 명소로 활용하는 것을 비롯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의 정체성과 대나무박람회의 핫플로 자리 잡았던 봉황조형물을 테마로 한 관광 분수 설치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상용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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