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마을 주민 마을기업 설립, 풍력단지 유치

NIMBY NO! YIMBY YES! 

NIMBY 는 Not In My BackYard, 
혐오시설을 우리 동네에 둘 수 없다는 대표적인 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YIMBY 는 Yes! In My BackYard. 이익이 되는 시설은 어떻게든 끌어오려는 이 또한 지역 이기주의를 말하는 것이지만 사업의 추진에 대한 방향성이 큰 쪽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곡성군의 죽곡면과 오곡면에서 7년 전까지만 해도 극렬하게 반대하던 풍력 발전소가 지금은 주민 4백여 명의 Yes! 마음을 담은 반김을 받고 있다.

7년 전에는 무산 위기였던 풍력발전사업이 어떻게 일어선 것일까?

그동안 님비시설로 인식되던 풍력 발전소 유치에 마을주민이 나선 것은 혐오보다는 실익과 사회적 인식변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에너지 사업의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하며 주민 이해만을 구하는 추진 방식이었으나 지역적 필요성만 강조하며 주민 희생을 기대하는 방식은 현재로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특히나 풍력 발전소는 사업 초창기부터 오해가 많았던 방식으로 주변의 농축산업에 큰 피해가 발생되고 저주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소음이 매우 크다는 등의 소문이 많았던 발전 방식이였다. 그래서 마을주민들도 모두 7년 전에는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산꼭대기에 세우는 풍력기를 올리려면 올라가는 길까지의 공사과정에서 자연경관이 모두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강원도 양양이나 영광의 풍력발전소를 다년간에 걸쳐 다녀온 뒤 주변의 환경이 훼손되어 있기는커녕 오히려 관광지역으로 발달되어 있는 것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영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거창 감악산의 풍력단지를 다녀온 뒤로는 소음에 대한 우려마저 사그라들었다. 기존에 조성된 강원도의 풍력 발전단지를 방문했을 때는 소음이 거슬린다라고 생각했으나 영광의 해상 풍력발전기나 거창 감악산의 풍력발전기는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초창기 사업이야 풍력을 일으키기에 중점을 두었던 기술력이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소음이 적고 출력이 더 높은 발전기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기후변화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먼저 느낀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나오는 온실가스는 지구의 온도를 계속 높이기에 기후 이상 변화와 환경오염을 먼저 느끼고 있었던 것. 바람은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는다. 공해물질저감이라는 측면에서 타 발전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것. 7년 전 풍력발전기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며 자연스럽게 발전방식에 대한 대화들을 주고받게 되고 지식이 쌓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겠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한다. 

"힐링 관광 소득증대 세마리 토끼"

또 미래 먹거리에 관한 부분이다. 
곡성군의 전체 면적은 2019년 기준 547.46㎢로 이 중 임야(393.94㎢)가 전체 면적의 약 72.0%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임야 비율은 죽곡면(85.5%), 오곡면(82.1%), 오산면(76.1%) 순으로 높으며 임야 면적은 죽곡면(88.44㎢) 오곡면(51.63㎢), 석곡면(39.05㎢) 순으로 높다. 그래서 죽곡면과 오곡면은 산비탈의 능이버섯과 산약초 등이 주 소득원인 지역이다. 

민간기업의 투자금을 받고 마을의 자원을 쓰는 대신 얻는 이익금을 마을기금으로 사용하여 이를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관광단지로 만들자는 것.  
주민들은 곡성군 발전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관광자원과 청정한 자연환경을 꼽는다. 이미 산악자전거코스가 조성되어 있고 전망시설이 있어 곡성읍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고지대에 위치하는 풍력단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상생사업의 발굴도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연이 허락되는 곳에 풍력발전단지를 만들고 그로 말미암아 생기는 이득을 얻는 것. 이는 마을 주민이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하여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을 기업의 의도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마을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풍력발전에 대한 인식의 터닝포인트는 주민참여형 풍력단지로 시작하여 현재는 영남의 테마 관광지가 된 거창군의 감악산 풍력단지도 벤치마킹을 위해 답사를 한 것이 근간. 감악산 풍력단지는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 덕산리 일원에 조성된 곳으로 과거 고랭지 채소와 약초를 재배하며 거의 황무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던 곳이다. 이곳에 주민참여기업으로 풍력단지를 조성 하면서 감국, 아스타 구절초, 샤스타 데이지, 억새, 수국 등을 식재하며 경관을 개선하였다. 전방으로는 거창읍의 전경이 후방으로는 합천호가 보여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1년 9월~11월도 11만명이 방문했다.  

지역 주민들이 재생에너지를 이해하고 적용하며 생활하기 위해서 주민 참여 기업도 설립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곡성군도 사업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마을주민 주도로 풍력발전단지를 유치하여 관광자원까지 이어지는 우수사례로 꼽힐 수 있도록 곡성군과 주민들의 상생협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장명국 記者·김고은  인턴기자

 

“우리마을에 희망을 주는 바람으로”
마을기업 ‘곡성희망바람’ 대표 강성진 이장

“곡성의 장점은 청정한 자연환경입니다. 풍력단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지역 소멸 위기도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10월말 설립 예정인 곡성 희망바람의 대표 강성진 이장. 7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에 풍력발전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어떻게 돌아섰는지가 궁금했다. 
초창기 풍력발전기 건설에 반대한 이유는 풍력발전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마을에 풍력발전기가 들어서면 어떨까라고 하니 염소가 털이 빠지고 소음에 난청 환자가 생기고 저주파로 인해 암이 발생한다는 흉흉한 이야기가 들렸다. 그 당시에는 사회 전반적으로도 그런 소문이 많이 돌았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도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하지만 꾸준한 민간기업의 설득에 주민들도 나서서 풍력 발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함께 강원도나 경남, 전남의 풍력발전단지를 둘러봤다. 
강원도 삼양목장의 풍력발전단지를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시끄러운 걸 어떻게 마을에 설치를 하나 여전한 반대 입장이었는데 다른 단지들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풍력발전단지들의 주변 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변모해가는 시기에 고민이 깊어졌다. 원자력이나 태양광과는 다르게 주변 미관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주변에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관광자원 활용으로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고 풍력발전 사업 찬성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걱정보다 희망에 찬 대화들이 오고가며 주민들의 뜻을 모아가기 시작했다. 정부 보조금 사업으로 설치를 한답시고 땅만 훼손하고 산을 못쓰게 해놓고 보조금만 받고 가는게 아닐까라는 불신도 있었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 시 조성된 임도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산림 등의 훼손을 최소화 할 것과 운영기간 20년 이 지난 후 이후에 폐기 시 발생되는 비용도 미리 예치해두어 이후 처리 방안까지 약속받았다. 
이제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이 보여지면 낫지 않을까 싶어 죽곡면과 오곡면 11개 마을 이장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기업도 추진 중이다. 다만, 주민참여가 되면 풍력 회사가 수익금 일부를 마을 기금으로 넣어주겠다고 했는데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수익이 발생 되면 매년 받는 것으로 하여 마을 발전에 더 도움이 되리라는 조언도 받았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주민과의 소통이 사업추진에 가장 관건이 된다. 소통에 소흘하거나 주민을 참여시키는 노력이 없다면 상당 기간 사업이 지체되고 무산되기 십상이다. 11개 마을 주민들은 이 사업이 주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우수사례로 손꼽힐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장명국 記者 김고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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