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저녁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 2008 곡성심청축제가 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5일 막을 내렸습니다.

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축제기간 동안 120만 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행사기간동안 독특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로 많은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아오기는 했지만 이 기간 동안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숫자가 120만 명이라는 군의 발표는 좀처럼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손꼽히고 있는 함평나비축제는 올해 45일간의 대장정 끝에 관람객 130만 명, 입장료수입 1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또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10일간 열렸던 담양대나무축제 방문객은 모두 88만 명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함평 나비축제는 행사장 입장료를 징수하면서 자동으로 유료입장객 수가 확인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담양대나무축제의 경우 관람객 수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올해부터 ‘유효표본자료첨단분석기법’을 도입해 관람객 수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월 2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까지 3일 남짓 열린 심청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무려 120만 명이라고 합니다.

약간의 과장이야 축제의 양념으로 치부하고 애교로 보아 줄 수 있다지만 ‘심청축제 관람객 120만 명’은 부풀려도 너무 부풀려진 면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말이지요.

축제의 성공개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땀 흘린 축제 관계자와 군 공무원들의 입장에서야 120만 명이라는 관람객 숫자가 그다지 많게 여겨지지는 않겠지만 실제로 축제장을 다녀온 상당수 관람객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에 또한 충분한 숫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모 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빌리면 전국적으로 230여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연중 쏟아내는 축제는 자그마치 1100개에 육박한다고 하고 그중 약 30%가 10월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들 축제들은 흡사 전통 닷새장의 방물장수의 좌판처럼 다양하다고도 합니다. 얼핏 보면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축제의 이름과 외피만 다를 뿐 주제나 메시지, 성격이나 규모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들 축제를 다녀온 상당수 문화소비자들은 “잔뜩 기대를 갖고 참여한 축제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사실상 축제의 변별력이 없음을 증명해주는 대목입니다.

혹여 심청축제도 수 년 째 축제는 되풀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판박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해마다 투입되는 예산은 늘어나는데 상대적으로 문화적 충족도는 되레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을까요?

내년부터는 관광객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축제의 시기 조정이나 질적 향상을 꾀하는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축제 결과에 대한 보고회나 종합평가회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생각되고요.

참고로 문화관광부 지정 우수축제 중 춘천마임축제같은 축제는 관람객이 불과 30만명 정도지만 정상급 수준의 축제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한명석(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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