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 공무원, 외로운 어르신 찾아 따뜻한 정 나눠



공직사회가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 고집스럽고 우직스러운 인상이 걷어지고 있다고 표현함이 옳을 것이다. 실천하는 공직사회로 말이다.

특히 소외된 이웃의 애환과 외로운 어르신을 현장에서 직접 찾고 정을 나누면서 주민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고 신뢰와 박수를 보내게 하고 있다.

이 현장의 중심에 곡성군 공직자로 구성된 ‘효사랑 봉사단’이 자리하고 있다.

군 본청과 산하기관 550여 공무원들로 구성된 ‘효사랑 봉사단’은 지난 2007년 8월에 결성됐다. 이들은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생활이 곤란한 어르신들과 1대 1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이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봉사단은 각 실과소원, 읍면별로 자율적으로 활동한다. 처음 봉사를 시작할 당시는 “주어진 업무도 많은데 무슨 봉사까지 하느냐”며 볼멘소리도 나왔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이같은 불평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처음에는 불평을 하던 직원들도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면서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고 귀뜸한다.

봉사단원 중 한 사람은 “우리들이 어르신 댁을 방문하는 날이면 눅눅해진 집안은 이내 활기가 돋습니다. 어르신들은 마냥 신이 난 표정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맙고 미안해서 어찌할 줄 모른 채 손을 꼭 잡고 한참동안 놓아주질 않습니다.”


‘효사랑 봉사단’이 하는 일은 가지가지다. 외롭고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을 찾아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일부터 부엌 일 하기, 어르신과 말벗 해 드리기, 안마 해 드리기, 쓰레기 치우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래도 이들이 빠뜨리지 않고 꼭 챙기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어르신들의 건강 살피기다.

한 젊은 공무원은 “말끔히 집안청소를 마치고 돌아서는 나에게 ‘고맙소, 건강해야 허요’라며 두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어르신의 따뜻한 말씀에 마치 부모님을 뵌 것처럼 정겨움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같은 공무원들의 모습에 공무원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 또한 변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이렇게 공무원들이 마을에 찾아와서 외롭고 생활이 곤란한 어르신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고 믿음이 더 간다”며 침이 마르도록 이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효사랑봉사단은 매월 넷째 주, 스스로 약속한 요일이면 3~4명씩 조를 편성해 간편한 복장으로 결연 어르신 댁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다소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횟수가 지나면서 변해가는 자신들의 모습에 직원들은 서로 대견해 한다고 한다. 또 직원들은 “밖에서 동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사무실에서도 딱딱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어르신들과 한번 결연을 맺은 직원은 인사이동으로 관내 어느 부서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결연관계는 지속된다. 이렇게 결연을 맺은 직원들은 수시로 어르신들께 전화로 안부를 살피고 때로는 급한 용무를 대신 하기도 한다.

1년남짓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직원들은 차츰 봉사의 참맛을 알아가고 있는 듯 했다. '봉사는 내가 남을 돕는다는 것보다 스스로가 위안을 받고 뿌듯하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차가운 바람이 옷 속을 후비고 들어온다. 효사랑 봉사단원들은 ‘방안은 따뜻한지’, 그저 오늘도 어르신의 안부가 염려된다. /오재만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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