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무비료 재배, 첨단 처리 시설 통해 밥맛 ‘으뜸’


금성 농협 RPC를 방문한 국내 유수의 유통 바이어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전국 농축수산물 현장을 두루 다녀봤지만, 인구 5만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시골에 한눈에 봐도 시설 규모를 가늠케 하는 `최첨단 시설'이 들어서 있는 줄은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쌀 생산 및 가공 도정 유통 등 일련의 과정에서 국내보다 한 수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좋은 품종의 쌀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상품의 품질은 미곡처리 시설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금성농협에 있는 미곡처리장은 수년전에 완전미 시설 준공을 받았을 만큼 고품질 쌀을 생산해 온 첨단 시설입니다.”

미곡종합처리장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차원 상무가 안내를 자청하고 나섰다.

환한 미소가 떠날 줄 모르는 강 상무는 걸음을 바삐 옮기면서도 “농가에서 생산된 쌀을 저장하고 가공 처리하는 미곡처리장은 현대화된 방앗간으로 대량 생산, 유통이 경쟁력의 핵심인 시대에 가공 단계에서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설비로 금성 RPC는 1만8000㎡의 연면적을 자랑하는 대규모 시설로 시간당 6톤의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일목요연한 브리핑으로 생산현황을 설명한다.

“담양군에서 생산된 쌀은 이곳에서 연간 1만4000톤 이상 가공 판매되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 2007년 1만4200톤, 287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이곳을 통해 판매됐어요. 군 단위의 미곡처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도 대단한 물량이다”고 말하는 강 상무의 말에서 자신감과 그동안 땀 흘린 노력들이 묻어난다.

올해 생산된 벼를 수매하기 위해 미곡처리장 투입구는 농가에서 운송해 온 알곡을 가공 처리하고자 투입구에 나락을 붓는 작업이 한창이다. 콤바인 포대와 톤백에 담긴 알곡은 왕겨가 제거되기 전의 상태로 보관되다 이곳에서 정미 과정과 포장 과정을 거치게 된다.

“농가 보관분을 필요한 만큼 가져다 정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곡처리장에는 5000톤의 쌀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 시설이 있습니다. 이곳에 저장되는 쌀은 상당수가 사전에 농협과 협정을 맺고 재배한 쌀로 무농약, 무비료로 재배된 최상품입니다.”

금성 농협이 농가와 계약 재배하는 쌀은 특히 품질이 우수하다고 이종혁 팀장은 귀띔한다. 그 이유를 박만선 조합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무농약, 무비료로 벼 농사를 짓는 데다 밥맛이 제일 좋은 품종인 일미 품종만 재배하도록 하는 거죠. 일미벼는 담양의 토양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면서 밥맛도 뛰어나 다른 품종에 비해 단가를 더 많이 쳐줍니다. 다른 품종은 kg당 1250원을 받는다면 이 품종은 1375원을 주는 거죠. 농사 짓는 입장에서 보면 단가가 높으니 적게 생산돼도 소득은 비슷한 데다 비료 값, 농약 값도 절약되죠, 덕분에 토질도 좋아지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

금성농협의 이 같은 친환경 쌀 생산은 박만선 조합장이 취임한 이래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정부에서 쌀을 전량 수매하던 시절,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많을수록 소득도 높았기 때문에 농약과 비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부 뜻있는 농민들과 박만선 농협장은 친환경 쌀 생산이 결국 농촌 경쟁력의 열쇠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반대를 무릅썼다.

“탈곡을 하고난 뒤 남은 볏짚은 무조건 다음 해 농사에 거름으로 쓰도록 거의 반강제를 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농협에서 쌀을 사주지 않는 다고 엄포도 놓았고요. 당연히 반발도 있었고, 처음엔 투덜거리면서 마지못해 따라오는 농가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농민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니까 2~3년 뒤에는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하더군요.”

과거를 회상하는 박만선 조합장의 얼굴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수 있다.

우수한 품종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다고 해도 이를 적절하게 저장, 가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금성 RPC는 이러한 고품질 쌀에 최상의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을 갖춘 훌륭한 부대시설이다. 지난 2003년 이후에만 노후 설비 교체와 증설에 38억원 이상 자금이 투입됐다. 현재 이 미곡처리 시설은 90% 이상의 공정이 완전 자동화로 이뤄지고 있다.

다른 곳의 설비와 달리 금성 RPC는 완전미 시설이 지난 2005년부터 운영 되고 있다. 완전미는 색깔과 모양, 그리고 중량이 완전한 쌀을 의미하는 말로 95% 이상이 돼야 완전미라 부를 수 있다. 완전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청치(덜 여문 쌀), 싸래기 등을 골라 낼 수 있는 색채선별기 등이 필수 설비다.

국내 쌀시장은 고품질 쌀 재배기술 등 생산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반열에 올랐지만 국내 RPC내 가공과정에서 하얀 티, 싸라기, 피해립 등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정미나 도정과정에서도 쌀알이 깨지는 등 밥맛을 결정짓는 완전미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한 것.

또 정미나 도정과정에서도 특수 집진시설을 갖춰 단 1%의 먼지 유입도 허락하지 않는데다, 수매단계에서부터 벼가 품종별로 혼합되는 일이 없도록 투입구를 다변화했다.

여기에 저온저장고 시설은 물론 자연 송풍을 이용한 건조로 벼 상태를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하는 것도 금성농협의 강점중 하나다. 마지막 단계인 포장공정에서도 로봇팔이 모든 과정을 대신 처리한다.

이 완전미 시설을 통해 금성 RPC는 연간 3000톤의 대숲맑은 쌀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연매출 207억원을 창출, 농협 미곡처리장으로서는 드물게 흑자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숲맑은 브랜드는 담양군의 대표적인 작물인 쌀을 비롯 가장 우수한 생산물에만 붙이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금성 RPC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붙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설비죠. 이 같은 설비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기도 합니다.”

금성 RPC에서는 대숲맑은 쌀 같은 명품 브랜드의 쌀만을 가공 생산하는 건 아니다. PL 상품이라 부르는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가 붙은 상대적으로 저가인 ‘고향의 향기미’, ‘햇쌀 한공기’, ‘농부의 미소’, ‘풍요로운 삶’ 상품도 함께 생산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죽향 고운쌀’도 효자 상품이다.

마침 작업 중인 쌀이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가 붙는 쌀들이었다.

이종혁 팀장은 “고가 품종이 아니라 해도 정밀한 공정을 통해 불량률이 낮기 때문에 롯데마트 같은 대기업과도 꾸준히 거래하고 있다”고 부연설명 했다.

광주 전남 RPC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만선 조합장은 “설비시설 만큼은 전국 350여개 일반농협 및 민간 RPC 어느 곳과 경쟁해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담양군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생산해낸 `대숲맑은 쌀'에 첨단 가공기술까지 가미해 전국 최고의 쌀 브랜드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GAP 인증 절차가 다른 인증제도에 비해 까다롭지만 국제적으로도 GAP 인증이 통한다고 해서 이번에 인증을 받기로 결심했다” 며 “그는 단순히 생산량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담양쌀은 품질이 좋다고 알려진 경기미 등과 경쟁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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