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하는 중풍, 어떻게 할 것인가(下)

중풍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터진 것과 막힌 것이 바로 그것이다. 뇌의 혈관이 터져서 뇌 속에 출혈이 되는 경우가 전자이고, 뇌의 동맥 중 일부분이 막혀서 그 부위의 뇌 세포가 죽어버리는 경우가 후자이다. 몸의 절반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같아 보이지만 그 속은 완전히 다르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에 비해 갑자기 발생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뇌출혈은 그 출혈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지만 대개 의식에 장애가 생기고 가슴 속이 불편하며 토하거나 경련을 한다. 뇌출혈이 일어나는 부위는 대부분 대뇌와 소뇌, 대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간(腦幹) 한가운데에 있는 교(橋)이다.

대뇌에서 발생한 출혈에는 외측형과 내측형이 있다. 외측형 출혈은 대뇌피질에서 운동신경 섬유가 모여 아래로 내려가는 내포(內包)라는 부위보다 바깥쪽에서 출혈이 발생한 것이다. 이 내포보다 안쪽에 출혈이 일어나면 내측형 출혈이다.


반신마비, 실어증 가장 많은 증상


외측형 출혈이 발생하면 출혈된 반대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극심한 두통이 생기며 가슴 속이 불편하고 답답해지며 토한다. 곧이어 의식이 희미해지는데 출혈된 양이 많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또한 눈이 좌우 어느 한쪽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양으로 고정되기도 한다. 출혈된 분위와 반대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것은 운동을 주관하는 선유(線維)가 대뇌에서 나와 척수로 내려가는 도중에 뇌와 척수의 경계인 연수(延髓)라는 곳에서 교차되기 때문이다.

출혈의 양이 적으면 의식이 비교적 쉽게 회복되고 마비도 비교적 수월하게 풀린다. 그러나 출혈된 혈액의 양이 많거나 파열된 부위가 뇌실(腦室)이면 생명을 잃는 수가 많다. 또한 목숨을 건진다 해도 마비된 쪽 반신에 지각 이상이 생긴다. 간혹 두 눈이 좌우 어느 한쪽으로 절반씩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마비된 반신이 오른쪽이면 두 눈 모두 시야의 왼쪽 반이 보이지 않는 식이다. 또한 왼쪽 대뇌에 출혈이 생겨 왼쪽 반신을 못 쓰게 되는 경우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실어증이 생기고 말을 한다 해도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내측형 뇌출혈은 뇌의 깊숙한 부위인 시상(視床)에서 출혈이 발생한 것이다. 외측형 출혈과 대체로 비슷한 증세를 보이지만 초기에 구토를 많이 하고 의식장애가 더 심하며 간혹 고열이 발생한다. 눈은 코끝을 보는 것처럼 가운데 아래쪽을 향해 고정되고 위쪽을 보지 못하며 눈에 빛을 비추어도 동공이 수축되지 않는다. 그리고 출혈이 뇌실로 터져 나올 확률이 높아 외측형보다 훨씬 위험하다.

소뇌 출혈은 의식을 쉽게 잃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혈압이 높아지고 머리가 몹시 아프며 어지럽고 구토를 한다. 누워 있는 상태로 손발을 움직여보면 움직이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려고 하면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수십 분에서 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양쪽 손발이 마비되고 의식장애가 발생한다. 눈은 어느 한 방향(마비가 일어난 반대쪽)을 응시하고 한쪽 눈시울이 굳어지며 두 눈의 동공의 크기가 달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 사망한다.

뇌출혈이 일어났을 때 가장 위험한 부위는 교이다. 대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간의 한가운데 있는 교는 위아래로 이어진 신경섬유가 밀집해 있는 뇌신경 세표와 소뇌를 연결하는 길이며 의식을 주관하는 부위의 하나이다. 교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혼수상태에 빠지고 사지가 모두 마비되고 높은 열이 나는 수가 많다. 동공이 심하게 수축되고 쓰러진 직후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되다 이내 떨어지지만 호흡에 이상이 발생한다. 교에서 출혈이 발생한 환자는 출혈이 발생하고 2~3일 이내에 거의 숨을 거두며 사망률이 매우 높다.

그밖에 뇌를 싸고 있는 세 겹의 막 중 가운데 막인 지주막(蜘蛛膜) 아래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선천적으로 동맹의 혈관 벽에 생긴 거친 부분이 혈압이나 노화 등으로 더 거칠어져서 불룩하게 주머니 모양이 되었다가 심해지면 파열되는 것이 지주막하 출혈의 일반적인 과정이다. 지주막하 출혈은 갑작스러우면서 극심한 두통이 특징인데 두통이 어찌나 심한지 환자들은 도끼로 머리를 내리치는 것과 같다는 표현을 쓴다. 혈관이 터지기 며칠 전부터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얼굴이 붉어지며 경련이 일어나는 수도 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 표면에 일어난 출혈이므로 신경마비 등의 증상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출혈된 혈액이 몰려 혈관이 주머니처럼 불룩해진 혈종(血腫)이 뇌를 압박하거나 뇌혈관이 오그라들었다. 늘어지면서 뇌의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면, 반신이 마비되거나 실어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혈관이 불룩해져 신경을 압박하면 출혈이 되기 전부터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지주막하 출혈은 의식장애가 적은 편이지만 혼수상태가 되었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한편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혈관이 터진 뇌출혈과는 진행 과정이 아주 다르다. 동맥이 막히는 뇌경색은 크게 두 가지이다. 혈전(血栓)과 색전(塞栓)인데, 혈전은 동맥 자체에 병이 생겨 동맥이 막히는 것이고 색전은 동맥 자체에는 이상이 없으나 심장 이상으로 생긴 핏덩어리(혈전)나 동맥경화로 생긴 혈전, 동맥 속으로 잘못 들어온 공기방울, 지방 등이 뇌동맥으로 흘러 들어와 혈관을 막아버린 것이다.


중풍 환자 일으켜 세우는 침과 뜸


뇌혈전은 전날 잠자리에 들 때까지는 아무 이상이 없었으나 날이 밝아 일어나려고 할 때, 한쪽 손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갑자기 마비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개 몇 분 또는 몇 시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뇌출혈과는 달라서 의식장애가 없거나, 있어도 가벼운 경우가 많다. 두통과 구토 증상 역시 있어도 약한 편이다. 경우에 따라 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다. 뇌경색은 뇌출혈에 비해서는 덜 위험하지만 큰 뇌동맥이 막히면 혼수에 이르기도 한다.

반면에 뇌색전증은 아주 갑작스럽게 몇 초에서 몇 분 사이에 증상이 끝나고 만다. 의식이 흐려지고 경련도 뇌혈전증보다 자주 일어난다.

뇌혈전증이나 뇌색전증이나, 동맥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뇌 부분이 괴사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동맥이 막혔느냐에 따라 증상이 여러 가지이나 한쪽 마비를 나타내는 경우가 가장 많다. 역시 혈액이 가장 많이 흐르는 가운데 대뇌동맥에 탈이 나이 나기 쉽기 때문에 반신불수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중풍은 일단 터졌거나 막히면 어려워진다. 병원에 입원했어도 억지로 퇴원 당할 수밖에 없고 다시 입원하고 싶어도 받아주지 않는 병이 중풍이다. 어떤 의사도 어떤 한의사도 중풍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그저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그러나 침과 뜸은 다르다. 완치는 할 수 없다 해도 꼼짝 못하고 누워서 대소변도 못 가리는 환자를 일으켜 세운다. 혼자서 화장실을 다닐 정도로는 움직일 수 있게 한다. 그 정도가 한계라 할지라도 침과 뜸을 포기하지 않으면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 식구들 고생은 덜 시킬 수 있다. /김남수(뜸사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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