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률 95% 넘어도 권고에 그쳐
2008년 2/4분기 담양, 곡성 지역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보면 곡성관내 병·의원의 경우 상당히 높은 감기 등에 대한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률을 보였다.
그러나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면역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담양읍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A씨는 “일단 많은 환자와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통계에 의해 일괄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주로 노령인구가 많은 곡성지역의 경우 노인환자 대부분이 아프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빠른 약효를 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성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이나 의학계 내에서 항생제 남용에 따른 많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 처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환자가 원하더라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인 환자뿐만 아니라 소아 환자도 부모가 ‘주사를 놔 달라’는 주문이 많거나, 빠른 약효가 없으면 안 좋은 병원으로 인식되는 것을 우려하는 병·의원이 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항생제 남용에 대한 부작용을 인식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하며 “의사 또한 환자에게 항상제 남용에 따른 위험성을 설명하고 스스로 항생제 처방률을 낮춰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감기 등 급성상기도염에 항생제를 처방한 담양 관내 16개 병·의원 중 병원항생제처방률 전국평균인 48.1%를 넘는 곳은 9곳이었으나 곡성의 경우 11개 병·의원 중 7곳이었으며 그중 ㅎ의원은 96.14%, ㅇ의원은 94.59%를 나타냈다.
또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더라도 담양 관내 병·의원의 경우 60% 대에 머무른 반면 곡성의 경우 2개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70~80%의 높은 처방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곡성군의료원은 “지역 의료원은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에 관해서만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약사법에 따라 지도, 감독이 가능하다”며 “관계법령의 정비가 있지 않는 한 이에 대해 감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평원의 심사 결과 곡성지역이 상당히 높은 항생제 처방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지역의사협회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고 상반기 중 의료기관 지도점검을 통해 일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평원 심사기획부 관계자도 “의료법 상 의사의 환자에 대한 치료행위는 존중돼야 하므로 구체적 강제권은 없으나 항생제 처방율이 높은 기관은 ‘적정급여자율개선제’에 따라 그 기관을 면담하거나 문서 또는 유선으로 적정성 유지를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병인 고혈압으로 약물을 장기복용하고 있는 조모씨는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전국 병·의원의 항생제나 주사제의 처방률을 공개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사후관리책도 마련돼야 한다”며 “단순한 정보 공개는 공염불에 그치기 쉬우므로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요구했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