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존엄성' 훼손 심각




3.1절을 기념해 게양한 태극기를 임시정부수립일인 4월13일까지 45일간 게양하도록 하면서 태극기가 수모를 당하고 있다.


매연과 먼지 등에 오염돼 시커멓게 때가 끼는가 하면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헤지고, 일부는 바람에 날려 없어지는 등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담양군에 따르면 삼일절을 기념해 주요 도로변에 게양된 태극기는 다음달 13일까지 계속 게양될 예정이다.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기념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까지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행정안전부가 전국 각 지자체에 시달한 것.

그러나 45일 간 게양될 태극기들은 게시된 지 보름도 되지 않은 현재에도 오염 등 훼손이 심각해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민 A씨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오염된 태극기를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면서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해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 의미마저 퇴색될 것이다”고 말했다.


담양읍의 경우 도로변에 게시된 태극기는 과속으로 달리는 차량은 물론 황사와 비바람이 불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휘날리고 있고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이 훔쳐가는 가하면 태극기가 바닥에 떨어져 나가는 등 관리 부재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태극기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담양읍은 거의 매일 점검을 돌며 훼손된 태극기를 수거하고 있으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한계에 있는 상황인데다 비축물량도 터무니없이 모자라 훼손된 태극기를 교체 게양할 여력이 없다는 것.

군 관계자는 “태극기 오염이나 훼손 등이 우려돼 상부 기관에 개선을 여러 차례 건의했다”며 “그러나 별다른 후속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계속 게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 1월 신규 제정된 대한민국국기법에서는 ‘국기가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그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 게양하지 않을 것’과 ‘국기를 게양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장 등은 국기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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