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竹露茶 생산에 진력하고 있는 이봉금, 선명주씨
담양 茶 산업의 兩大山脈으로 자리매김



“그윽한 향과 더불어 최상의 예물로 최고의 예를 표하는 물품인 차는 서기 48년 가락국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음용되어온 격조 높은 문화입니다. 특히 우리 민족에게 茶는 건강을 위한 단순 기호음료를 넘어 심리적 수양의 방편으로 일맥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다선일미(茶禪一味)라 하여 몸의 신성한 기운을 북돋우고 마음의 여유를 구하며 맑은 정신세계를 찾아가기 위해 즐겨 마셨던 차(茶).

우리 차의 매력에 빠져 대나무골 담양에서 자생하고 있는 죽로차를 활용, 차 산업화에 앞장서기 위해 담양군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봉금(55,담양읍 삼다리) 선명주(53, 봉산면 제월리)씨는 차를 마시는 것은 결코 어렵고 딱딱한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들은 “차를 마실 때 갖추는 다례는 차를 맛있게 마시기 위한 방법일 뿐 편안한 몸과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 며 “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돼 있는 차는 건강에 이로움을 가져오고 자신을 성찰하는 정신적인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데다 차를 대접하며 상대를 편하게 해주기 위한 배려의 예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고 異口同聲.


특히 이들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물질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정신적 문화적인 가치관을 정립해 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우리 고유의 차 마시기를 강조하며 청소년들을 위한 차 문화 보급에 노력해 오고 있다.

최근 들어 차(茶)의 효능이 입증되고 웰빙 바람과 함께 차에 대한 관련 학술단체들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아직 處女林 상태의 야생차밭의 발굴이나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그 시야가 옮겨 가고 있다.

이중 대나무골 담양에 산재해 있는 야생차 군락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노천에서 자란 차잎은 모양이 작고 담황색으로 윤기가 없지만 자연 차광효과를 거둘 수 있는 半陰半陽의 조건에서 자란 竹露茶는 차잎이 진청녹색(眞靑綠色)으로 잎이 넓고도 윤기가 있어서 차에 대해 門外漢이라도 어느 것이 좋은 지는 不問可知라는 것.

그 품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농약이나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茶香을 느낄 수 있는 담양이 차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담양에 정착하게 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 삼다리에 터를 잡은 이봉금 茶人



이씨는 13년 전 몸이 허약한 자신과 아토피로 고생한 딸을 위해 찾은 한약방에서 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권장한 것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음용하게 되었는데 그녀의 몸은 茶의 효능을 먼저 알아차리고 茶人의 세계로 들어 설 것을 종용케 했다.


이씨는 차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이들과 함께 차사랑회를 결성하고 네트워크를 구축,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知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전문가들을 찾아 노하우를 전수받고 끊임없는 실습을 통해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동안 자신이 전과 달라져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남을 위한 배려와 급한 마음을 다스리게 됐고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웃어른을 공경하는 효심과 선한 기운으로 충만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크나큰 욕심 없이 작은 일에 행복함을 느끼게 되어 이같은 행복을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차의 세계로 인도한다.

“옛말에 茶禮란 말이 있죠. 원래 이 말은 차가 귀해 조상들에게 올리지 못해 술을 대신한 것으로 여겨 자신은 성묘때 반드시 차를 준비하여 영혼들을 대접한 덕분인지 몰라도 가족이 화목하고 자손들이 건강한 것 같다” 며 이씨는 차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

이씨는 일생을 2세 교육에 전념하다 퇴직한 남편이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여 삼다리에 터를 잡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가 지난해 겨울 거처할 집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대밭에 자생하는 야생차만 보고 덜컥 계약하게 된 것은 “야생차를 채취하다보면 산에서 길을 잃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여자이다 보니 힘든 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집 옆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야생차 자생지는 월산면 월계리가 고향인 그녀를 삼다리 주민으로 만드는 결정적 키워드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용면 쌍태리, 담양읍 양각리 우송사, 수북 학구당, 금성 연동사 등 관내에 산재해 있는 야생차는 차나무가 아니라 인격체로 대하고 있다.




“힘든 겨울을 나고 함초롬하게 여린 속살을 드러낸 새순을 채취할 때는 대화를 나누며 정성스럽게 따고 다른 茶人들을 위해 남겨놓는 배려도 잊지 않는다” 며 “이처럼 소중하게 채취한 잎을 제다 할 때는 힘든 노동에 버금가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차 대접을 받는 것은 최상의 예우를 받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茶人의 삶이 순탄치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이같이 힘든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은 온전히 차의 힘이다” 며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담양에서 차 산업을 일으킨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포기 할 수 없다. 이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빼어난 물맛 및 부드럽고 순하고 단맛은 물론 대나무의 좋은 양분이 함유된 죽로차는 분명 명품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1년에 2차례 밖에 채취 할 수 없는 죽로차의 다양한 활용도를 높이고자 살균작용이 탁월한 차잎을 발효시킨 효소로 고기 절임, 김치, 동치미, 식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며 “이는 차와 인연을 맺은 이들의 숙제이자 업으로 생각한다. 육식과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정서함양과 이를 통한 나라 발전 및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는 믿음이 60을 바라본 이씨의 실험정신을 배가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이씨는 “차색과 차잎만 봐도 차 맛을 직감할 정도 이지만 자신은 명인이 아니라 차를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고 차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메신저 역할에 전념할 계획이다” 며 “대숲향죽로차작목회 회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고 함께 미지의 세계를 열어 가고 싶다”고 소박하게 미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 제월리에서 새 삶을 여는 선명주 茶人




이씨와 함께 竹露茶의 명품화 대열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선명주씨(53)의 茶를 향한 사랑도 남다르다.


지난해 6월 봉산면 제월리에서 본격적인 茶人의 삶을 펼쳐가고 있는 선씨는 이곳 주민들로부터 ‘예쁜 새댁’으로 칭한다.

학처럼 단아한 외모는 물론 흠잡을 데 없이 손끝 매운 살림솜씨와 티끌하나 찾아보기 힘든 정갈한 그녀의 집을 방문한 이라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선씨와 차의 만남은 어린 시절부터 쭉 이어져 온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가 즐겨 드시던 녹차의 맛에 반해 그 흔한 탄산음료는 물론 현대인이라면 즐겨 먹는 커피도 극구 사양해 녹차와의 소중한 만남을 지속시키던 그녀를 본격적인 차의 세계로 안내한 것은 남편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단초가 됐다.

“내가 말야. 초등학교 다닐 때 고향인 함평 군유산에 자생하는 야생차를 따놓으면 어른들이 마루에 학용품으로 바꿔놓고 갔는데...”

남편의 넋두리는 그녀를 온 가족들과 함께 함평으로 향하게 했고 어른 키를 훌쩍 넘을 정도의 거대한 야생차 군락지를 접한 그녀는 환호성을 질렀다.

물어물어 차 만들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아홉 번 찌고 햇볕에 아홉 번 말린다는 '구증구포(九烝九曝)'의 옛 방식으로 초보 제다에 나선 그녀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잘 알고 지내던 스님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차를 선물했는데 수개월 후 그 스님이 답례로 보내온 녹차와 자신의 녹차와의 天壤之差를 스스로 알게 해준 선문답에 부끄러워 해야했다.

이로 인해 선씨의 차에 대한 열공이 시작됐다.
순천대 녹차발효차과정(1년), 남도대 죽로차 과정(1년)을 거쳐 차 예절 지도사와 다도사범교육증을 갖고 있으나 원광대 평생교육원 혜명다례 2년 과정을 이수하는 등 차에 대한 그녀의 공부는 현재 진행형이다.



선 씨는 “차 생활은 차 한잔으로 갖는 여유뿐만 아니라 차 한잔이 주는 힘은 바로 한국의 전통문화와 전통예절을 배워가는 길이다” 며 “우리가 어머니에게 세상을 배우듯 차 생활은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배우고 알아갈 수 있는 전통문화의 근원으로 차를 통해 한국의 예와 덕, 멋과 한국의 진정한 미(美)를 비로소 알게 됐다”고 차의 美學을 전파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선씨는 “최근 식생활 변화와 주거변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각종 질병들이 생겨나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차 생활은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식생활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차 문화 생활을 통해 건강한 삶과 전통문화에 대한 근원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고 강조했다.


‘벼가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는 말처럼 차에 대한 내공을 갈무리한 그녀는 “차가 국민의 정서와 건강을 위한 국민차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정한 격식을 맞추어 행하는 다도로서의 실천 외에 ‘쉬운 차마시기 방법’의 실용적인 생활차의 정착이 필요하다” 며 “복잡하고 다양한 다도방법 등으로 차문화가 다서 경직되어 차의 대중적 보급에 일부 저해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적 없는 다도의 범람으로 전통문화의 왜곡 또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대중매체의 협력을 유도해서 차를 마시는 문화를 대중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고 차 산업의 체계적 접근에 의한 연구발전도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며 “차 소비의 증가에 따라 궁극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차 생산지역을 중심으로 농가의 수지나 관련 산업의 발전을 월등히 개선시킬 사회문화적 운동이나 적극적인 학술연구사업 등이 전문가에 의해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녀는 차를 돈과 직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여실히 드러냈다.

“차의 대중화를 통한 차 산업의 활성화도 좋지만 현재의 담양 여건으로는 대기업과 지자체의 도움으로 이미 앞서 있는 타 시군과의 격차를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죽로차의 명품화와 철저한 분업화 및 명품차의 소비층을 공략하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죽로차의 命運을 좌우한다” 며 “국내는 중국, 일본의 명차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竹露茶의 철저한 비배관리와 잘 갖춰진 제다시설과 茶 동호인들의 열의가 더해지면 미래는 밝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녀는 또 “차를 만드는 과정은 그리 녹녹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야 차의 향을 100% 살릴 수 있다. 약간의 기교와 정신을 팔면 차는 그 빈틈을 그대로 드러내므로 정성을 다해야 한다” 며 “배롱나무가 만발하면 茶人들과 함께 면앙정에서 落照를 바라보며 향긋한 차를 나누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표출했다.

이처럼 차 문화의 대중화와 담양을 우리나라 차의 새로운 메카로 만들기 위해 거침없이 담양군민이 되어 죽로차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한 온 이봉금· 선명주씨의 땀과 열정이 승화되어 향긋한 차 향기처럼 퍼져나가면서 서서히 그 결실이 알알이 맺어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정종대 記者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