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의존 조사방식 문제…허황된 통계치 비판도
전남도는 지난 18일 농자재 폭등에도 불구하고 1억 이상 고소득을 올린 전남의 억대부농이 865농가에서 125농가가 늘어난 990농가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분야별로는 축산업이 53.8%인 53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식량작물과 채소분야가 각각 18.8%(187명)와 10.9%(108명)로 나타났으며 그밖에 과수(73명), 특용작물(32명), 화훼(26명) 순이었다. 시군별로는 나주시가 120농가로 가장 많고 강진 105농가, 무안 81농가, 고흥 79농가, 영암 64농가 순이었다.
전남도는 이러한 증가요인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농가의 노력과 도·시·군의 지속적 관심과 행정적 지원을 들었으며, 동시에 2007년에는 소득에서 제외됐던 농외소득을 포함해 35농가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진군의 경우 ‘2010-2020’계획을 수립, 예비 고소득 농업인에 체계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2007년 60농가였던 것이 지난해 105농가로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을 농가 소득 향상의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전남도의 이번 발표에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축산업을 하고 있는 이모(담양읍, 39)씨는 “지금 전남도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다른 시·군이 그렇게 부농이 늘었다면 담양만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대보라”며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 ‘억대부농 증가 발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담양군의 1억 이상 소득 농가는 작년 41농가에서 올해 33농가로 22%가량 줄었으며 곡성군도 27농가에서 19농가로 급격히 줄어들어 전남도의 발표와 정반대의 대조를 보였다.
전남도 1억원 이상 소득농가 07년 865농가 → 08년 990농가 (125농가 증가) | |
담양군 1억원 이상 소득농가 07년 41농가 → 08년 33농가 (8농가 감소) | 곡성군 1억원 이상 소득농가 07년 27농가 → 08년 19농가 (8농가 감소) |
<담양 읍·면별 1억원 이상 소득농가 분포> 담양읍 0, 봉산 4, 고서 2, 남 0, 창평 11, 대덕 1, 무정 2, 금성 9, 용 0, 월산 1, 수북 1, 대전 2. | <곡성 읍·면별 1억원 이상 소득농가 분포> 곡성읍 5, 오곡 0, 석곡 3, 목사동 4, 죽곡 1, 고달 0, 옥과 1, 입 3, 겸 1, 오산 1. |
곡성군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대해 “부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축산농가의 타격이 가장 컸다”며 “사료값 폭등으로 사육두수를 줄인 영향이 가장 크며 국내외 경기불황과 농자재 가격 폭등 속에서 농업이 고소득을 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담양군에서도 “농가 소득에 대한 조사방식이 전적으로 농민의 신고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다”면서 “소득이 높더라도 농가경영체의 채무관계 등 복합적 요인이 있는 이상 단순한 ‘억대소득’ 발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민 전모씨는 “계도적 차원에서 농업에서 희망을 찾자는 뜻에는 찬성하나, 작년 억대부농에 실명이 발표돼 그 사람들이 상당히 곤욕을 치렀다”면서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부풀리기와 피상적 조사는 자제되야 한다”며 전남도의 ‘억대농가 띄우기’를 꼬집었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