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골한우, 시중 보다 저렴 ‘주문 쇄도’
요즘처럼 소 값이 금값일 땐, 가족끼리 소고기 한번 먹으려면 보통 부담이 아니다. 날 잡고 먹자 하다가도, 홀쭉한 지갑을 생각하면 돼지고기집으로 발길 돌리기 일쑤다.
가족 모두 부담 없이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은 어디 없을까?
4인 기준으로 5만원 정도 이면 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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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년 전부터 담양군 월산면 蘭단지에 자리 잡은 담양골한우.
박장수 사장(40)은 날이면 오르는 사료 값과 치솟는 소 값을 보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유통과정을 최소화해 마진을 맞추는 薄利多賣 마케팅을 선사하고 있으나 소고기는 언제나 특급이다. 고기색이 선홍색이고 밝고 붉은 빛이 감돈다. 육질 사이를 두른 얇은 지방이 유난히 많고 흰색도 선명하다. 특급답다.
살짝 구웠는데 핏물이 쏙 배어 나온다. 한 입 넣자 입안을 살포시 감돌더니 슬며시 사라진다.
한우고기는 굽는 방법이 맛을 좌우한다.
박 사장이 전수해준 한우고기 맛있게 굽는 법은 가장 먼저 고기를 태우지 않아야 하며 고기 표면의 40%가 익었을 때 돌려 굽는 것이 좋다. 처음에 센 불에서 익히다가 차츰 불을 줄여 참숯 자체의 향기가 고기에 배었을 때 먹으면 최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단다.
가슴 속까지 시원한 물김치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놓는 선지국은 이 집의 자랑. 먹을수록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하여 일하는 아줌마들의 눈치 속에 무한리필 되는 주메뉴 중의 하나지만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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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정한 고기 마니아층을 확보하는데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다 한잔의 소주와 어우러진 환상의 맛을 선보이는 선홍색이 창연한 생고기는 늦게 가면 먹을 수 없는 효자상품으로 예약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특히 고기와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해주는 신선한 쌈채소는 아침마다 광주 각화동 농산물시장에서 직접 사오기 때문에 신선함은 기본이고 지역 축산농가들과 회룡한우작목반을 구성, 어린 암소만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집만의 장점이다.
박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축산이 위기를 맞게되자 한우 작목반을 구성하고 질 좋은 한우(비육우) 사육을 위해 사료 개발 등 온갖 노력을 다하는 한편 생후 5년 이하의 어린 암소만을 골라 도축한 뒤 판매하는 정육점을 문을 열고 일반 시중 가격보다 30~40% 싼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 하면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주문 물량이 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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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의 경우 수소에 비해 지방이 많아 도축했을 경우 육류량이 적은데다가 상대적으로 가격은 비싸 일반 정육점에서는 취급을 꺼리고 있어 육질이 부드러운 어린 암소 만을 골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까닭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자칫 잘못 찾아가는 날이면 고기가 떨어졌다는 주인의 말에 되돌아 나와야 할 정도다.
여기에 고기를 일정기간 동안 적정온도에서 숙성하는 주인만의 노하우가 더해진다.
이렇듯 언제나 양질의 국내산 재료만을 취급하기에 이 식당을 다녀간 손님은 단골이 되기 일쑤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단골이 지역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소갈비, 소뼈, 우족 등의 택배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가 한 번 맛을 보고 간 손님들이다.
빼어난 고기 맛에 반해 한달에 2-3번은 이집을 찾는다는 단골 A씨는 “장사가 잘되는 집은 잘되는 이유가 있듯이 이집의 고기는 그동안 먹은 고기와는 전혀 다른 맛의 세계를 열어주는 나침반이 될 정도이다” 며 “특히 안주인의 인심 좋은 서비스와 단골들에게 선보이는 특수부위는 이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혜(?) 중의 하나이다”고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선다.
주인 박씨는 “수입산이 판치는 요즘에 신뢰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번 다녀간 손님들이 계속 믿고 찾아주는 것 같다”며 “도축비와 물류비 등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최상의 한우만을 엄선해 잡는 등 최고급 고기를 제공하겠다는 손님과의 약속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로부터 품질 좋은 한우로 이름난 담양의 전통을 계승 발전함은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 먹거리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생산자들이 직영하는 암소전문 취급 식당을 열기 위한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어 어려운 지역 축산농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