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홍(영투어여행사 대표)

여행업을 하면서 세계 곳곳과 우리나라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관광 사업에도 일정 사이클이 있음을 느낍니다.

관광 사이클 단적인 예로 20~30년 전 수학여행지와 요즘 자녀들의 수학 여행지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요즈음 담양에 7~8년 전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담양관광 한 가운데 죽녹원이 있습니다. 죽녹원이 담양관광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죽녹원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외지에서 죽녹원을 찾는 사람 거의 대부분은 대나무를 보기 위해서 옵니다. 그런 관광객을 위해서 죽녹원 안팎의 모든 시설은 가능한 한 대나무로 만들어져야합니다. 대나무로 이런 것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 담양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의 유명한 대나무 관광지 절강성 안길현 대죽해와 사천성 의빈시 촉남죽해에 가보면 입구 시설부터 시작해서 전망대, 식당, 숙소 등 거의 모든 것이 대나무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우리 죽녹원은 입구 표지문부터 대나무가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 증축한 매표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나무 숲과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전망대는 더더욱 아닙니다. 죽녹원 안에 있는 식물원과 매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죽녹원 곳곳에 있는 정자 또한 그렇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나 다른 문제가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금이라도 대나무를 이용한 인테리어로 다시 리모델링하여 겉모습이라도 대나무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실현가능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합니다. 죽녹원 입구에 조그마한 물레방아를 만들어 놓았는데 물레방아 몸체가 대나무가 아니어서 죽녹원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대나무물레방아에 대해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중국 장가계 황룡굴 입구에는 대나무로 만든 물레방아가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아래 사진 참조).

조그마한 개천을 이용하여 대나무로만 만든 수 십 개의 물레방아들이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큰돈도 들지 않아 보였습니다. 죽녹원과 관방천에도 예쁘게 치장된 수 십 개의 대나무 물레방아를 만들어 놓으면 죽녹원, 관방제와 함께 또 하나의 담양의 명물 볼거리가 탄생 할 것입니다. 많은 물레방아가 돌면 흐르지 않아 뿌연 관방천 물 흐름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담양에는 죽녹원 말고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죽녹원이 담양의 또 다른 볼거리에게도 상승작용을 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담양으로서는 죽녹원 덕택에 관광 사이클 상승선 시작점에 있습니다.

그러나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의 성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담양관광지에 대한 세심한 업그레이드, 관광지 주변 업소와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 상승선은 곧바로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 특히 죽녹원은 죽녹원을 찾는 고객의 성향보다 더 빠르게 계속 진화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현 상황에 안주하여 변화하지 못한다면 죽녹원 대박도 금방 시들해지고 말 것입니다. 죽녹원과 담양 관광 사이클 상승과 하강은 이제 우리 담양군민들 손으로 넘어 와 있습니다.



▲중국 장가계 황룡굴 입구에 설치된 수 십 개 대나무 물레방아 중 일부 전경

저작권자 © 담양곡성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