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있는 피부 원하면”

목의 결림은 목덜미 위쪽 천주(天柱) 혈에 침을 놓으면 슬그머니 풀어진다. 얼굴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데에는 팔꿈치 주횡문 끝에 있는 곡지(曲池) 혈이 으뜸이고, 얼굴 전방에 효과가 있는 다리의 삼리(三里) 혈과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몸통뼈 사이에 있는 합곡(合谷) 혈을 함께 쓰면 효과가 훨씬 좋다.

피부는 대장(大腸)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가장 좋은 자리가 배꼽 옆에 있는 천추(天樞) 혈이다. 천추는 대장의 기가 모이는 혈(穴)로, 피부도 좋게 할 뿐 아니라 변비를 예방해 준다. 피부의 영양 상태를 좋게 하려면, 위(胃)의 기가 모이는 중완(中脘) 혈로 소화를 촉진하고 배꼽 아래에 소장의 기가 모이는 관원(關元) 혈로 영양분의 흡수를 좋게 하며 배꼽 아래에 있는 기해(氣海) 혈로 원기를 솟게 한다.

등에서는 간의 기가 스며드는 간유(肝兪) 혈로써 피부에 해가 되는 독소를 해독하고 신의 기가 스며드는 신유(腎兪) 혈로 독을 배설하게 한다. 그리고 신유 옆에 있는 지실(志室) 혈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젊어지는 비밀을 간직한 팔목의 양로(養老) 혈로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킨다.

한창 나이인 20대 중반의 H양은 미용 때문에 나를 찾는 젊은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H양도 처음에는 침과 뜸이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했을 때 믿으려 하지 않았다. 나는 H양이 처음에는 미용 때문에 온 것이 아니었지만 침뜸 치료로 예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자궁이다. 여성은 자궁이 튼튼하면 병 하나 없이 아름다워지게 되어 있다. 자궁의 탈로 생기는 생리불순과 갱년기 장애로 오는 여성 특유의 병은 기분을 우울하게 하거나 살결을 거칠게 만들기 쉽다. 그러니 침뜸 치료로 자궁을 튼튼하게 하면 생리불순, 갱년기 장애와 같은 증상이 없어지고 침울했던 기분이 상쾌해지며 피부에도 탄력이 생긴다.

나는 H양이 미혼임을 감안해 침 치료를 주로 하고 뜸은 최소화했다. 뜸 자리로는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데 꼭 필요한 아랫배 중극(中極) 혈 하나만 썼다. 비록 쌀알 반 만한 크기의 흔적이지만 형여 뜸 자리가 남을까 해서였다. /김남수(뜸사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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