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상실 불법포스터…이번엔 뿌리 뽑아야
한 해 동안 버스승강장에 붙은 불법 포스터를 떼어 내기 위해 들어가는 노동력과 비용을 계산하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이달 초 담양을 발칵 뒤집어 놓은 광주 某나이트클럽의 불법포스터 청소를 위해 담양읍에서만 7일간 연인원 160명 가량이 투입됐다. 희망근로사업 근로자 20명이 일주일 이상 투입됐으며 직원 3명도 주간은 물론 포스터 부착 감시를 위해 야간까지 근무를 해야 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20명×7일×36000원 공식이 나오므로 이 비용만 504만원이다. 여기에 직원과 장비 등의 비용을 합하면 불법포스터를 떼어내기 위해 7일간 600만원 이상이 소요됐다.
이는 담양읍 경우만을 따졌을 경우이며 합동으로 작업을 실시한 고서면과 봉산면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1500만원 이상이 소비됐다.
이 돈은 6만원 가량 지원받는 장애인 가구 250가구를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며 6월부터 지급된 한시생계보호급여 지원금의 경우(1인가구-12만원) 125가구를 부양할 수 있는 금액이다. 불법광고물로 인한 피해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버스승강장에 붙인 포스터를 떼어 내며 긁힌 자국으로 승강장마다 생채기가 나있다. 담양군은 앞으로 이를 방지하고 아예 불법광고물을 붙이지 못하도록 27개소 버스승강장에 부착방지시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태가 이럼에도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현행 법규가 포스터를 붙인 행위를 한 자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00가 접수한다”는 문구의 불법포스터의 경우 광주 某나이트클럽이 내부공사를 거의 끝내가며 상호까지 변경, 누구의 소행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으면서도 상호가 바뀌는 과도기여서 과태료 부과는커녕 계도 대상을 정하지도 못했다.
불법광고물을 붙이고 있는 현행범을 잡는다 하더라도 행정벌인 과태료는 그들에게는 너무나 ‘천사표’ 징벌이다.
현재 21일 야간을 틈타 국도변 버스승강장마다 도배를 한 포스터는 ‘00나이트’라고 적혀 있어 일단 계도 대상은 특정됐다. 이 나이트클럽은 현재 광주 5.18묘역에서 담양공고 앞 구간 국도에 있는 버스승강장과 육교 등 도로 설치물에 불법광고물을 닥치는 대로 붙여 놨다.
불법 광고물을 일제 정비한 뒤 채 일주일도 안 돼 깨끗한 도로를 위해 수고한 담양군의 노력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더 이상 참지 못한 담양군은 다각적인 ‘반응’을 검토하고 있다. 담양군은 재화의 효용을 감소시키면 ‘손괴죄’가 된다는 형사상 법리를 적용해 포스터를 붙인 행위자나 나이트클럽 모두를 고발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담양군은 이번을 계기로 불법광고물과의 싸움을 끝내려 하고 있으나 법망을 교묘히 빠져 나가는 얌체업자들을 상대로 어떤 ‘승전보’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