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온 국민이 슬픔 속에 운명을 달리하신 고 김대중 대통령은 85회 생일날인 1월 6일 일기에서 이런 글을 남기셨다.

“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일생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고 회고한 것이다.

후회없는 삶 !

그분의 일기, 구구절절 깊은 생각 속에서 눈시울마저 뜨거워 오면서 깊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지만 유독 이 날의 일기가 나의 뇌리 속에 깊게 여운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

어떤 삶이 후회 없는 삶이며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고 ,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

좀 더 진실하게 말한다면 나에게는 “후회없는 삶”이란 고상함보다는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이 걱정으로 다가왔다고 해야 맞지만.

아무튼 이처럼 자신의 일상적 삶에 급급해야만 하는 더욱 주변의 혈육으로 인한 인간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지 못해 늘 애를 태우고 있는 필자의 삶 속에서도 과연 그분처럼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물론 애초 위대한 삶을 사신 그분과 나의 삶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지만 그러나 누구든 어떤 위치에서나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 같다.

더러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나름대로 피력했듯 삶에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살며 , 주어진 순간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서, 원만한 성품 속에서 남을 칭찬하며 건강하게 살아간다면, 아울러 수많은 사람들이 임종 시 가장 아쉬워하고 후회했다는 좀 더 베풀고, 좀 더 참고 그리고 인생을 즐겁게 살아간다면 이는 보편적으로 후회 없는 삶이 될 법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누구나 생각하며 살아가긴 하지만 우리들의 삶 속에서 이 가치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렇게 무슨 일이나 실천이 어려운 까닭에 그분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편”이라며 늘 실천을 강조했는지 모른다.

하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생각만 하다가 때를 놓쳐 실기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일까 잉글랜드 극작가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하다가 내 인생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는 묘비명처럼 결단하고 실천하지 못해 일이 그릇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에게 다가온 후회없는 삶은 이것이었다.

그분의 일기에서도 말했듯 “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고 했고, “불행을 세자면 한이 없고, 행복을 세어도 한이 없다.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다”라고 했듯이...

부인을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며 내 이웃을 사랑하는 소위 사랑으로 점철된 삶이다 그러나 이마져도 만약 실천이 없다면 그것은 갑 속에 든 칼이며, 마음속에만 있는 사랑은 무의미할 뿐일 것이다. /김신환(본지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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