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 환 (前 담양농협 전무)

며칠 전 농민신문에서 ‘농특산물 지리적표시제 효과 좋네’라는 제하의 기사를 읽고 담양농산물도 모든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고유브랜드로 단일화해서 시장교섭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담양농협의 경우 딸기 한 품목에 붙여진 이름은 /dy 대숲맑은‘을 비롯하여 무려 6개의 브랜드로 출하됨으로써 소비자들이 담양딸기에 대한 호감을 갖는데 혼선을 빚고 있으며, 담양관내 어느 농협도 이와 같은 현상으로 80년대부터 서울시장을 장악해온 담양딸기의 유명세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이기주의를 벗어나 작목반이기주의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생산조직의 규모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간 연합마케팅사업’에 역행함으로써 시장교섭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통업체 입장에서 본다면 개별 생산조직은 대체자가 많아 쉽게 거래중단이나 가격경쟁에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규모화된 조직에 대하여는 거래조건제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한다면 우리농협도 작목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단일브랜드로 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담양딸기의 이미지를 심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특정 브랜드를 가진 딸기가 높은 가격을 받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최고가격을 받는가 하면 최저가격을 받기도 하며, 그보다 못한 브랜드의 딸기도 잘한 농가는 오히려 더 높은 가격을 받기도 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어떠한 브랜드에도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이 있음을 볼 때, 동일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생산조직"과 "생산자"의 실명제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상품성에 걸맞는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죽향 담양’의 브랜드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봅니다.

우리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 ‘나주배’, ‘안성포도’, ‘대구 사과’ 등 지역명과 품목을 배웠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담양 또한 대나무로 유명한 지역이었습니다. 이제는대나무로 유명했던 담양의 지역 명을 붙인 딸기나 멜론이 전국 어느 농산물판매장에서도 소비자들의 눈에 띄게 하여 담양농산물의 가치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상품의 균일화'와 '고급화'를 통해 철저한 품질관리로 소비자들로부터 언제 어디서 구입해도 맛있다는 평을 받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임은 물론 규격외상품(비품)이 무분별하게 출하되어 전체 담양농산물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합니다.

규격외상품(비품)에 대하여는 행정과 농협이 공동으로 협의하여 별도로 수집하여 반제품화해서 학교급식이나 가공원료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산지농협들 간에 ‘릴레이 마케팅’으로 교섭력을 높이고 있는데 우리만이 계속해서 선례를 고집한다면 결국에는 담양농산물만 고립화되고 시장에서 교섭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를 직시하고 ‘지리적표시제’에 하루빨리 접근하여 브랜드가치 향상과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도록 하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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