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놓으면 무슨 소용” 단속실적도 없어

문제가 발생하면 으레 그렇듯 발뺌이 먼저다. 이번에는 ‘장난감’으로 전락한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카메라를 놓고 허언(虛言)이 난무하고 있다.

생활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소각할 수도 없고 묻을 수도 없는 처치 곤란 쓰레기를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쓰레기규격봉투에 담아 버리는 일이다. 이처럼 규격봉투에 담아 버리기만 하면 될 것을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양심불량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불법투기 양심불량’도 문제이나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문제다.

지난 10월 26일 담양읍교회 앞 재활용품분리망에는 한 무더기의 슬레이트 조각이 버려져있었다.(사진) 슬레이트는 석면이 주성분으로 다들 알다시피 발암물질이며 그 관리나 폐기절차가 철저해 함부로 버려지면 안 되는 물질이다. 그러나 쓰레기수거차량은 불법투기된 이 슬레이트를 수거해 갔고 이후 행방은 묘연하다.


이 모든 과정을 녹화했으리라는 믿음으로 찾아본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카메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작동이 멈춰져 있었다.

관리책임 있는 담양읍 복지계 담당자는 “슬레이트가 그런 식으로 버려지고 또 수거됐다는 말을 듣고 녹화기를 점검해 보았으나 기계에 무슨 문제가 있어 작동이 멈춰져 있었다”며 “설치한지는 한 달 정도 됐으나 최대 2개월을 녹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투기자를 색출하려고 녹화기를 재생시켜보았으나 녹화가 되지 않아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메라 설치 업체 김某 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처음 설치한 후 작동 여부를 관계자와 함께 확인했으며, 이후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확인한 결과 녹화스위치가 꺼져있는 상태였다”며 “누군가 녹화 되지 않게 스위치를 꺼놓았기 때문에 녹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지 부품이나 다른 부분이 고장 나서 녹화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담양읍 담당자는 “녹화기 열쇠는 하나뿐으로 자신이 관리하고 있으며 기계에 이상이 있어 녹화가 되지 않고 있었다”고 말해 주장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감시카메라를 이용해 쓰레기를 불법투기한 주민을 찾아 과태료 등 행정벌을 부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담양읍은 현재 문제 있는 8곳을 선정해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카메라를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방식은 대게 3개월 정도 설치 후 주민 계도 효과가 좋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순회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천변리 양우회마트 앞, 천변리 정미소 앞, 천변리 태영빌라 앞, 담주리 명성식육점 앞, 담주리 콜라텍 앞, 담양시장 개성의류상가 앞, 지침리 담양읍교회 앞, 지침리 성림목욕탕 인근 현대철물 앞이다.

면에서는 유일하게 고서면 주산리 5.18묘역 가는 길 광주시 경계에 설치돼 있으며 이는 고정식으로 700만원의 설치비가 들었다.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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