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개최된 제21차 재경 담양군 향우회 정기총회에 다녀왔다.

이날 향우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담양에서는 군청실과소장, 읍면장 등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허둥지둥 군청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했다.

이보다 먼저 군의원들과 의사과 직원들도 향우회 정기총회에 참석키 위해 출발했고 별도로 향우회에서 준비한 관광버스에도 농축협 조합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40여명이 탑승해 서울로 향했다.

일요일 오후 고속도로는 귀경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섰다 달렸다를 반복한 끝에 장장 5시간 만에야 겨우 목적지인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서류와 짐을 싣고 선발대로 출발했던 군청 승용차가 안성휴게소 인근 고속도로에서 4중 추돌 사고를 당해 차량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가슴 철렁한 사건이었다.

오후 6시 30분이 지나서 시작된 향우회 정기총회는 저녁 8시가 되어서야 1부 순서를 마치고 식사에 들어갔다. 식사도중 군에서 배포한 참석자 명단을 보고 있던 몇몇 사람들 입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향우회에서 배정해준 관광버스를 타고 향우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군수 출마를 염두에 둔 특정후보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

군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결과 배포된 명단에 수록된 인사들은 군수 출마를 염두에 둔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씨가 향우회와 협의해 참석자를 선정했고 A씨가 참석자 명단을 군에 통보해 준 것으로 확인됐지만 군에서도 A씨가 임의로 선정해 보내준 명단에 ‘지역유지 등’이라는 명칭을 붙여 배포한 것은 다소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더불어 재경향우회도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지역인사를 선정하면서 특정후보의 측근에게 일을 맡겨 흡사 향우회가 정치색을 띤 조직처럼 비춰지게 만든데 대해서는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게 눈 감추듯 후다닥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향길에 오른 시각이 저녁 8시 45분. 겨우 두 세 시간 남짓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천리길을 달려왔다 또 내려오기를 벌써 몇 해째 거듭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밤 12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참석자들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또 이 시간에 집에 돌아가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의 첫날을 준비해야 할 것인데...

잔치에 초대한 손님은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것이 주인 된 도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동서고금의 진리다. 이번 잔치의 주인은 재경향우회원들이고 고향에서 올라간 사람들은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들이다. 주인 편하자고 손님들 불편하게 만드는 잔치라면 아마도 그 잔치는 갈수록 손님이 찾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면 또 변함없이 향우회 정기총회가 열릴 것이다. 그 때는 주인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손님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향우들이야 서울서 거주하니까 일요일 저녁시간대가 벌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새벽녘에 집에 도착해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공무원들 입장도 조금은 헤아려 줘야 하지 않을런지...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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