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農의 꿈, 친환경농업에 있다”
“부족함이 많아 적은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고집쟁이입니다. 지난 시간의 겸손과 다가올 미래의 희망 친환경농업만을 생각합니다”
유기농 친환경재배로 쌈채소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품 농업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둔 글귀이다.
25년 가까이 친환경 농산물 재배만 몰두한 강대일(53)·임정희(49)씨 부부.
이들 부부는 곡성군 목사동 공북리 3500여평 규모의 풍국농원에서 농업의 부가가치는 물론 주변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귀감이 되고 있다.
강씨는 “초창기 오이재배를 했는데 농민이 봐도 해도 너무한다 할 정도로 퍼붓는 농약과 화학비료에서 자란 오이를 먹은 이들이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때 운명적으로 접하게 된 친환경유기농협회의 교육을 받고 이를 실천키로 마음먹은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친환경농업을 통해 농산물을 생산할 경우 안정성은 물론이고 품질도 좋아 농가 수입을 제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료, 농약으로 황폐해진 토양을 살릴 수 있다”고 환경농업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강씨는 자신의 말이 虛言이 아님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환경농업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전국 환경농업실천현장은 물론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일본 등 농업선진국 현장에서 배운 친환경농업을 자신의 포장에 접목시키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화학비료로 인한 연작 피해를 입은 토양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50마지기 논에서 생산한 짚을 전량 아낌없이 넣어주고 깊이갈이를 한데 이어 여름철 하우스를 밀폐하고 토양내 수분을 60-70% 유지한 상태에서 비닐을 덮어 1개월 가량 태양열 소독을 실시하여 염류 집적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그리고 지력 증진차원에서 산흙과 계분, 어분 쌀겨 전분 등을 섞어 발효 시킨 퇴비를 시비함은 물론 초겨울부터 보성강변에 자생하는 억새풀을 베어다가 발효퇴비를 직접 만들어 한해 동안 고생한 흙에 기력을 북돋아 주고 있는지 오래이다.
여기에다 농약 대신 목초액을 살포하여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날씨가 흐린 날에는 깻잎과 상추에 흑설탕과 미생물제제 등을 넣어 발효시킨 액비를 뿌려 광합성 작용을 촉진시켜 신선도가 오래가고 깻잎의 경우 두껍고 뒷면은 짙은 자색을 띠는데다 맛과 독특한 향에 반한 이들이 많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친환경농산물은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 하우스 높이를 가능한 높여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고자 환경농업에 적합한 온실구조물을 개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가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일과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강씨 부부는 단순히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농학습과 각종 연구 등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강씨 부부는 지난 2004년 순천대학교 최고경영자 친환경채소과 과정을 함께 수료할 정도로 배움에 대한 학구열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을 작목반원들과 인근농가의 기술보급에도 전혀 인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기적인 만남을 통한 작목반원끼리의 정보공유는 우리 부부에게도 작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 부부는 주변 농업인들을 위한 기술보급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 대표가 名品農家로 손꼽이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과 인식만이 환경농업을 만들어 갈수 있다’고 판단, 광주와 순천 지역 대형식당가에 농산물을 직접 배달하면서 소비자의 반응을 청취, 생산에 반영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청와대와 농림부, 자치단체, 농협 등에 2천여 상자를 보내준 적이 있는데 이는 직접 먹어보고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라는 의미였다”고 밝힌 강 대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의 진정한 가치를 알수 있도록 지금까지 안해 본 것 없이 다해봤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의 장점을 인쇄한 전단지를 거리의 택시마다 직접 넣어도 주고, 서울 강남 한복판까지 채소들을 가지고 가서 친환경 농산물이 건강에 어떻게 좋은가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생산한 채소들을 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자는 취지 였다”고 회고했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강 대표가 재배한 깻잎은 ‘향긋한 깻잎’이란 상표를 달고 곡성군 농산물공동브랜드인 ‘그리나리’로 전국 각지로 유통되고 있으며 주력상품인 상추와 부추도 인근 광주는 물론 수도권 등지에서 오랜 기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강씨는 자신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고 있다.
비닐하우스를 직접 지었고, 땅심을 북돋는 토착미생물을 이용한 발효퇴비를 개발, 특허를 받았다.
또 채소를 재배하면서는 아예 농약을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채소들은 말 그대로 건강에 도움이되는 ‘친환경 농산물’일 수밖에 없다.
그가 친환경 외길을 걸으며 무농약으로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은 품목만도 상추, 깻잎, 적겨자, 비트, 시금치, 쌈케일, 불미나리, 치커리, 금강초 등 각종 채소류와 감자, 고구마, 콩 등 무려 37가지에 달했다.
이처럼 강씨가 고객이 먼저 찾는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기 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군 전역 직후인 80년대초 제주도로 건너가 고랭지 채소 재배부터 어부로 일하는 등 자신의 의지력을 굳건히 한 후 84년 귀향, 전문 농업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강씨 손에 있는 것은 부친이 물려준 논 10마지기와 소 1마리, 돼지 1마리가 전부였다.
농사의 농자도 몰랐던 강씨는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온도와 수분의 양을 정확히 조절해야 한다’는 진리를 철저히 고수하여 배추와 고추모종 농사에서 성공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시련이 곧바로 찾아왔다.
93년부터 재배한 오이농사에서 실패의 쓰라림을 경험했다.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오이 작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억대의 빚을 지게되어 부도직전까지 내몰리는 위기를 맞았으나 청정농산물 생산에 더욱 진력하여 역전의 짜릿한 쾌감도 만끽했다.
“고생한 것으로 치면 대한민국에서 최고이다”고 밝힌 강씨는 “농민들이 노력한 만큼 소득창출을 이뤄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노력할 것이다” 며 “우리나라 모든 농민들이 좋은 퇴비로 땅을 가꿔 친환경농업으로 농산물을 생산, 온 국민들의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는 건강지킴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이 富農의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기 농산물 품질인정제를 통해 어디서든 인정받고 팔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며 “내 논에 농약을 안 뿌려도 옆집에서 뿌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단지 형성 지원 등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우리 농산물 먹기'의 중요성이 국민들에게 인식이 되어야 하고 우리 농산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