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었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렸을 적 한번이라도 꿈꿔왔던 것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아빠, 소가 끄는 달구지에 사람들이 많이 타면 힘들 것 같아요. 우리는 타지 말고 걸어다녀요”
“괜찮아. 지금은 경운기나 트랙터, 콤바인 등 농기계가 있어 농사일이 힘들지 않지만 옛날에는 소가 그 일을 대신했단다. 소도 어린이들이 즐거워 하니까 힘들지 않아”
“엄마. 왜 여기는 아이스크림도 콜라도 없어요. 이 동네 사람들은 도대체 뭘 먹고 사는 거야?”
“응. 여기는 슬로시티라서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대신 슬로푸드를 먹는 고장이라서 그래”
“와! 내가 만든 가오리연이 오빠가 만든 방패연 보다 더 높이 멀리 날아올라 기분이 너무 좋아”
“세상에 이렇게 큰 장기알이 있네. 또 어른 키만큼이나 큰 윷 좀 봐! 거인들이 쓰는 것인가 봐. 엄청 신기하고 재미있어”
지난달 27일 담양창평슬로시티 삼지내 마을과 남극루 일대에 운집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담양창평슬로시티위원회와 담양군의 주도하에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의 민속놀이 체험여행의 묘미를 만끽했다.
이날 과거로의 여행에 동참한 이들은 마을신(洞神)께 무병과 풍년을 기원하며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인 昌平洞祭의 프로그램인 길놀이, 액막이굿, 당산제, 지신밟기, 달집태우기(소원지 쓰기)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색다른 체험을 경험했다.
또한 창평 풍물패 및 굿패의 우도농악, 설장구, 판굿이 펼쳐져 마을 주민 주도형의 대표축제로 승화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으며 대나무연 만들기 체험과 연날리기, 불깡통 만들기와 쥐불놀이, 대보름 가마솥 찰밥 만들기와 주먹밥 체험, 소달구지 타고 삼지내 마을 탐방의 무대가 펼쳐졌다.
그리고 짚신신기, 새끼꼬기, 장작패기, 짚공예(계란 꾸러미), 널뛰기, 투호, 왕윷, 왕장기, 굴렁쇠굴리기, 개고다리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민속놀이 한마당 무대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본 행사와 견주어 볼 때 결코 뒤지지 않는 부대 행사도 이목을 사로잡았다.
‘창평의 옛 전통 정월대보름 음식(로컬푸드)’를 주제로 삼지내 마을 한옥에서 펼쳐진 슬로푸드 개발 및 경연대회는 창평 12개 마을의 대표음식이 출품되어 인스턴트 음식과는 현격한 품격과 맛의 깊이를 선보여 우리 고유의 음식이 웰빙식단으로 새롭게 재조명받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또 창평면사무소 광장에서 전을 편 달팽이 시장은 담양특산품인 한과와 쌀엿, 대통술이 관광객의 지갑을 여는데 일조했으며 ‘1등만 기억하는 세상’과는 다른 룰을 적용한 꼴찌가 1등 되는 느림보 자전거 경주대회가 열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묘미를 선보였다.
한발 더 나아가 쌀엿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한 쌀엿체험과 한과체험(창평슬로시티 해설가 모임), 다도체험(한옥에서, 전유래), 천연염색(두레박 공예, 최금옥), 한지공예(고재선 고가 사랑채, 금하당) 등 집집마다 체험마당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지적 호기심과 우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장으로 적극 활용됐다.
그리고 창평 문화의 집에서는 체험에 지친 이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건강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수지침과 뜸 무료 시술 등 장수마을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죽로차와 수정과 식혜가 갈증을 해소하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다한 것을 비롯 부녀회에서 운영한 마을주막에서 허기를 달래주는 등 과거로의 여행은 먹고 보고 즐기고 느끼고 체험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창평슬로시티위원회 관계자는 “모든 것이 빠르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현대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슬로시티를 찾은 관광객과 도시민들에게 추억의 옛 민속놀이를 재현하고 전통문화 및 슬로푸드 체험의 기회를 마련한 것을 발판으로 삼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