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저조-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어
전남 각 시·군 교육 지원 대동소이 “결국 모두의 관심이 문제”


‘09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가 발표됐으나 작년에 비해 차분한 편이다.
그러나 정작 ‘소란’을 피워야할 담양과 곡성은 무풍지대여서 학생과 학부모, 교육관계자의 무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곡성 중3성적 전국 최하위’라는 감추고 싶은 결과는 선거정국에 휩싸여 무심결에 지나가고 있지만 “이런 무관심이 학력저하를 가져오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절실한 시기다.

학생은 한 가정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미래이고 국가의 미래다.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으나 郡은 道로 道는 국가로 그 핑계를 넘기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놓고 앞으로 각 시·군 의견과 결과를 취합해 종합적 의견을 내놓을 전망이나 이는 道교육청의 평균적 입장이지 지역 현안에 정통한 지원 방식이거나 문제점 파악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각 시·군별 지역교육청의 ‘고해성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으나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의견이나 결과 분석이 미약한 상태인데다 학력저조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곡성교육청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 道교육청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학교와 교육청 분석 자료를 토대로 전남 전체의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번 평가 결과를 단순 백분율로 표시하는 것은 편면에 그친 문제가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학교나 기초학력이 미달되는 학생이 있기는 마찬가지나 똑같이 2명이 있는 경우 학생수가 100명일 경우에는 2%밖에 되지 않지만 20명인 때에는 10%에 해당돼 그만큼 학력저조 현상이 크게 부각되는 현상이 있음에도 그러한 단편적인 결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즉 “백분율의 오류에 대한 의견도 일리는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보통이상/기초학력/기초미달’로 나눠 평가하고 각각의 비율을 산정한 것”이라며 “숫자로 표현한 산술적 도표가 아닌 이상 어떤 식으로 평가 결과를 나타내겠냐”며 반문했다.

이처럼 ‘하나의 결과 수개의 해석’ 속에서 학부모들이 가질 혼란은 가장 크다.

담양과 곡성지역 중학교에 학생을 진학시킨 학부모들의 생각은 대부분 “일정한 성적이 나오면 초등학교 때부터 일단 광주로 진학시킬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지역 중학교로 진학한 학부모나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악순환을 낳아 하향평준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런 학생 유출이나 소규모 학교에 대한 생각은 전남 함평이나 강원도 상황과 비교할 때 결국 “학생과 선생님, 교육청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의 고등학교 1학년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상위인 광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서울이나 부산, 대구는 물론 타 道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3학년의 경우에도 같아 최상위에 랭크돼 있다. 즉 학생수 대비 성적으로만 본다면 전국 1위다.

강원도 영월군 소재 중학교는 11개교로 학생수는 모두 1207명이다. 그중 영월중 390명, 석정여중 373명, 봉래중 125명, 주천중 140명을 제외하곤 모두 20~30명 내외의 소규모학교다. 이는 강원도의 지형적 특성상 학교를 통폐합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상동중의 경우 전체 학생수가 겨우 19명이다.

영월 녹전중의 경우 올 학생수는 총 27명(1년 8명, 2년 5명, 3년 8명)으로 교직원 또한 교장을 포함 보직교사 2명, 교사 6명, 원어민교사 1명, 행정실장 1명, 기능직 1명, 교무보조 1명으로 모두 13명이다.

이처럼 11개 중학교 중 7개 학교가 전체학생 20~30명의 소규모학교임에도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상이어서 “소규모학교는 학생 간 경쟁이 미약해 학력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는 명제는 성립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각 지자체의 교육관련 지원금 규모나 지원 수준이 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大同小異’ 그 자체다.

전남지역에서 ‘학력 부동의 1위’를 지킨 여수와 쌍벽을 이룬 함평군. 함평군의 내부를 들어다 보았다. 함평군은 담양처럼 광주에 인접해 있으며 장성, 영광, 무안, 나주와 닿아 있다.

함평나비축제로 유명세를 치르지만 열악한 재정자립도나 인구감소 등 전남 내 농촌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초·중등 교육지원 관련예산을 확인해 보았으나 큰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즉 지원항목이나 예산 수준이 모두 비슷했다. 이는 결국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의 정책과 흐름을 따른 결과로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를 보면 영어교육지원 4억8천만원, 거점초교 영어센터지원 9150만원, 원어민강사 2억5천만원, 농어촌지역원어민출신강사 영어강습지원 5천만원, 영어경시대회 위탁비용 1400만원, 방과후학교 지원 2억원 등 교육지원예산은 약 13억원이며 급식비 지원금액과 합하면 약 20억원에 이른다.

곡성군도 비슷한 수준으로 급식비 지원금액과 합하면 연간 약 2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중 10억원은 고등학교에 지원되고 있으며 나머지 예산은 유·초·중등에 지원되고 있다. 사업명이나 지원항목은 함평과 같이 방과후학교 지원이나 영어교육 특화사업, 영재교육 운영 등이다.

담양군은 함평이나 곡성에 비해 세분화되었으나 2008년 19억원을 지원했던 것이 작년에는 5억원이 줄어들어 14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지역교육환경개선사업으로 초·중·고에 3억2천만원, 학교지원사업(어국어체험센터, 원어민강사지원 등)에 2억2500만원, 급식비 등으로 7억8천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이를 보듯 3개 郡 모두 지원예산 규모나 사업항목 등은 대부분 비슷한데다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3개 郡 모두 학생유출 등 지역교육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비슷하나 각 郡 모두의 성적은 편차가 심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형(담양읍)은 “초등학교 때 웬만큼 성적이 나오면 학생들은 광주 소재 중학교 진학을 위해 소수정예그룹에 들어가는 것도 포기한다”며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이미 담양중이나 담양여중에 대한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결과 분석과 대응책은 앞으로 道교육청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나 지역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는 물론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담은 실질적이고 입체적인 분석과 대책이 절실하다. /서영준 記者

강원도 영월군 중학교 현황

학교명

교원수

학급수

학생수

영 월 중

26

12

390

봉 래 중

16

6

128

옥 동 중

10

3

24

녹 전 중

9

3

27

마 차 중

9

3

27

연 당 중

9

3

22

쌍 룡 중

10

3

34

신 천 중

9

3

23

주 천 중

16

7

142

상 동 중

9

3

19

석 정 여 중

25

12

373

<비교> 담양중

23

14

387

중3 2009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과목

광주

강원

담양

곡성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미달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미달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미달

보통이상

기초학력

기초미달

국어

70.8

25.1

4.2

75.2

21.9

2.9

52.9

37.6

9.5

46.8

40.1

13.1

사회

63.9

28.7

7.4

73.1

22.8

4.1

52.3

33.0

14.7

47.4

38.4

14.2

수학

60.8

29.7

9.5

57.8

33.1

9.1

43.1

43.4

13.5

33.2

46.3

20.5

과학

56.9

34.4

8.7

67.9

27.8

4.3

51.1

35.9

12.9

40.3

46.6

13.1

영어

75.8

19.7

4.5

72.8

23.3

3.8

63.2

31.6

5.2

52.1

35.2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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