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훈 목사(주산교회)

오래전 일입니다. 잘 아는 지인의 아들이 이불 장사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유명제품을 파는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을 하다가 개업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업 축하를 할 겸 필요한 이불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몇몇 잘 아는 지인들과 함께 개업식에 참여하여 축하를 해주며 장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불을 샀습니다.

좋은 상품, 최고의 품질이라는 주인의 설명이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필자인 저는 이불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었고, 지인의 체면도 있고 해서 주인의 설명을 그대로 믿고 이불 하나를 사서 새 이불의 부드러운 감촉으로 기분 좋게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입고 있었던 메리야스가 노랗게 물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깔고 잤던 매트리스에서 노란 물이 들 정도로 불량품이었던 것입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잘 아는 지인의 아들이었기에 믿고 구입을 했는데 아는 사람에게마저 불량품을 최고의 제품이라 속여 판매를 했다 생각하니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같은 일을 경험하면서 우리의 선거문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지역은 누가 무어라 해도 민주당에 대한 무한한 애증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이 된다고 봐도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입지자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합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아주 거리가 먼 인사들도 민주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인지 민주당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으로서 지역에 안주하고 있으려면 모를까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관계자와 군민들에게 부탁드리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의 소망일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정강정책을 잘 이루어낼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팔라는 것입니다. 불량품을 진열해 놓고 좋은 제품이라고 사달라고 하면 누가 사겠습니까? 혹시 제가 속아서 불량품 이불을 샀던 것처럼 무지에서 오는 실수로 인해 살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수권정당으로서 발돋움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둘째, 군민들은 좋은 상품을 골라서 살 의무와 책임 그리고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가까운 지인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 그 말을 믿고 이부자리를 샀다가 얼마나 큰 실망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내가 돈 주고 산 물건이 불량품일 때에 화도 내고 크게 실망을 하면서도 선거에서는 분노할 줄도 실망할 줄도 모릅니다. 그리고 “정치하는 놈들 다 도둑놈들”이라고 욕만 합니다. 그러나 욕을 하기 이전에 좋은 상품을 사기 위해 귀를 열고 눈을 떠서 현실을 직시해야합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뻔히 다 아는 사실도 거짓말을 하고 이상한 유언비어들이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우리 지역에 찾아온 것을 보면 우리 담양의 미래가 걱정이 됩니다.

제발 후보자들은 좋은 상품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좋은 상품을 내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담양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당장의 작은 이익과 학연 지연 때문에 불량품을 사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발휘하여 주시기 부탁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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