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貞觀政要)는 당(唐)왕조의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의 재위(626~649)중 그를 보좌한 명신들과의 정치 문답집으로 제왕학(帝王學)의 대표적인 교과서로 꼽혔다.

태종은 참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나라를 다스렸으며 그가 재위하는 동안 중국은 평온하고 안정된 시기를 맞아 세간에는 이 시기(재임기간 23년)를 일컬어 태종의 연호를 따서 ‘정관(貞觀)의 치’라는 평온한 시기를 이룬 정치의 요체가 담겨있다.

정관정요에서 말하는 제왕학의 요체는 무엇일까?
바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정관정요에는 ‘창업이 어려운가, 수성이 어려운가? 라는 유명한 문답이 있다.

어느 날 태종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제왕의 사업 중 나라를 세우는 일이 어렵겠소, 지키는 일이 어렵겠소?”

그러자 재상 방현령이 대답했다.
“나라를 세울 때는 사회가 혼란스럽고 여기저기에서 뛰어난 영웅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천하는 통일하려면 이들과의 패권다툼에서 이겨야 하므로 나라를 세우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위징이라는 신하가 반론을 제기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원래 천자의 자리는 하늘이 정하고 백성들이 주는 것이므로 얻기 어렵다고 할 수 없으나 일단 천하를 얻으면 마음이 해이해지고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이 생깁니다. 평온하게 살길 원하는 백성들의 바람과 달리 징집이 끊이지 않고 백성들은 기아에 허덕이는데 제왕의 호화스러운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입니다. 그러니 나라가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나라를 지키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의견을 듣고 태종은 말했다.

“두 사람의 뜻을 잘 알았소, 방현령은 짐을 도와 천하는 평정하고 갖은 고생 끝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지금에 이르렀소. 그의 처지에서 보면 나라를 세우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오. 반면 위징은 짐을 도와 천하의 안정을 도모해 왔소. 지금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분명 나라의 존속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늘 걱정해왔소. 그러니 나라를 지키는 일이 어렵다고 한 것일게요. 나라를 세울 때의 어려움은 이미 지난 일이니, 앞으로는 그대들과 함께 전력으로 나라를 지킬 것이오.”

태종은 이러한 생각으로 나라를 평온하게 다스렸고 훌륭한 군주로 오랫동안 존경받았다.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성하는 자와 입성하기위한 자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그들은 한결같이 군민을 위하거나 읍ㆍ면민을 위하거나 크고 작던 각 입후보자의 터전, 그 터전에서 함께 삶을 영위한 주민들을 위해 또는 그 터전의 발전을 위해 잔뜩 부풀어 오른 청사진을 내걸고 자신의 수성 또는 입성을 위한 변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수성하고자 하는 자의 적절치 않은 행동을 지난 4년 동안 지켜봐왔다.
지난 번 선거 때 뽑은 선출직 중 일부 인사는 주민과 터전의 발전은 외면한 채 자신의 신분을 이용, 영욕만을 채우다 임기도 못 채우고 중도에서 탈락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랫사람의 권리까지 모두 빼앗은 채 권력의 보도를 마구 휘두른 인사, 아랫사람의 간언은 듣지 않은 채 독선을 고집했던 인사, 측근만의 말을 듣고 측근을 위한 행정을 편 자 등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인사들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약한 아랫사람은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어도 말을 내뱉지 못하고 지위에 집착하는 사람은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힘들게 오른 지위를 빼앗길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지 않아 다들 침묵을 지키는 사이 주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 형편없이 바뀔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은 인사들을 뽑아야 하는 이번 지방선거는 태종 이세민처럼 태평성대의 시대를 열어갈 리더를 뽑아야 한다. /정종대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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