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부족에 유류대 증가까지 - 피해집계 방식 개선돼야
▲ 담양군 무정면 '무정방울토마토연합사업단' 선별장 작업 모습
정부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시설작물 피해를 인정했다.
이에따라 전국 3만여 피해농가가 3467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없는 특단의 조치로 일조량이 20%나 감소한 적이 3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설작물의 중요시기인 2~3월 연일 계속된 비로 일조량의 40%가 부족해 착과(着果)가 되지 않았으며 기형과나 잿빛곰팡이병 등 병해 피해도 심각했다.
담양군 용면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정정렬(41)씨는 “일조량 부족으로 병해가 심각해 약물방제나 훈연제를 써도 소용없었으며 지난 14일 눈이 내리는 등 이상저온까지 겹쳐 평년보다 비닐하우스 유류대 또한 30%가량 더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기름값이 오르는 11월 면세유가 리터 당 800원을 돌파하더니 지금은 900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자신의 경우 보통 11월부터 3월 중순까지 120드럼을 소비했으나 올해 20드럼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작년의 경우 면세유 10드럼을 구입하는데 160만원 가량이 들었으나 올해는 180만원(10드럼)까지 오른 면세유를 20드럼 이상 더 소비했으니 올 봄 유류대로만 360만원을 더 쓴 셈이다.
그러나 정작 정씨는 다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일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농민들 피해가 덮어지는 것으로 아는데 거기에 대한 오해가 작물을 망치는 것보다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가격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생산량이 없는 것이며 생산량이 있다 하더라도 품질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가격을 받을 수 없어 ‘생산비 증가→수확저하→소비자 외면’의 3중고를 짊어지는 게 농민으로서의 가장 큰 아픔이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예는 단적으로 농협계통출하를 통해 알 수 있다.
상품이 특품을 받을 수 있으면 대게 농협계통출하를 통해 높은 가격을 받으려 하나 계통출하가 급격히 준다는 것은 그만큼 상품의 질이 떨어졌으며 이를 저가에 구입하는 개인이나 중간유통상 출하가 늘어났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봉산농협 관계자는 “봉산면의 경우 작년 이맘때 토마토 1~4월분 출하고가 2억원 정도인데 올해는 같은 기간에 비해 600만원으로 내려갔다”며 “시설작물이 예년에는 토마토 5억원, 딸기 60억원 정도의 출하고를 올렸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10억원 이상의 출하고가 줄어들 것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월부터 4월 중순 농협계통출하를 보면 담양농협 딸기 13%, 봉산농협 딸기 18%, 토마토 77%, 창평농협 딸기 46%, 무정농협 딸기 11%, 용면농협 딸기 20%, 월산농협 딸기 21%가 줄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저온 大亂’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만 머물고 있다.
평소 농민들이 실제 조수입이나 소득, 정확한 수확량 집계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피해보상이나 영농보상과 직결돼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항상 농민들이 부담을 안는다.
이번 3.25일부터 4.16일까지 실시된 정부 피해조사에서도 전체 시설재배 면적 약 5만1000여ha 중 28%인 1만4000여ha가 피해를 입고 경북이 4669ha, 그 다음이 경남(3614), 충남(2042), 전남(1611)식의 집계와 채소 12594ha, 화훼 349ha, 과수 67ha 등의 품목별 면적 통계만 가능하지 정확한 피해상황을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농림부도 “이번 재해대책은 대파대(다시 파종하는데 드는 종묘비용)등 재해보상적 요소가 일부 가미됐지만 재해구호적 성격이 강해 실제피해액에 비해 지원수준이 낮다”며 “시설수박의 경우 경영비와 조수입이 각각 1ha기준 1737만원과 4287만원이나 재해로 인한 대파대는 196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담양군 관계자는 “결국 농민들이 자신의 소득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를 하기 어렵고 또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나, 기술적 방법을 보완하면 기상재해나 예기치 못한 피해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가능하다”며 “피해대책 집계에 관한 새로운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정부는 재해복구비로 대파대, 농약대, 생계지원비, 고등학생 학자금면제를 지원하고 피해농가 중 30~50%의 피해를 입은 농가의 농축산경영자금 융자금을 1년 상환연기 및 이자감면하고 50%이상 피해농가는 2년의 상환연기 및 이자를 감면한다.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