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훈(주산교회 목사)

드디어 6·2지방선거가 끝났다.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던 흑색선전, 유언비어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구호처럼 국민들은 투표로 말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선거기간 분출된 갈등과 반목을 훌훌 털고 지역과 군민 통합으로 하나 된 담양을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필자 역시 환영한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재현되는 갈등과 반목, 그로 인한 유언비어와 흑색선전들은 철저한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깨끗한 선거와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하면서 후보자들끼리 손을 잡고 사진도 찍는다. 그러나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부터 각종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은 절정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정책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허위사실을 접한 유권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담양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방을 흠집 내는 “OOO는 OO한다더라.”식의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와 흑색선전만이 난무한다. 이는 "OO한다더라.”라는 네거티브 전략이 정책선거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들에게는 확실한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전 필자가 속해있는 단체에 회장을 뽑는 일이 있었다. 회장 후보를 격려하기 위하여 지지자들과 함께 단합대회를 하던 날, 행사 도중에 한 회원이 일어나 상대후보를 비방하기 시작했다. 정말 필자는 그 소리가 듣기 싫었다. 그런데 선배님 한 분이 일어나시더니 “그 사람(상대후보) 욕하지 말고, 왜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어야 하는 지. 우리 후보가 얼마나 좋은 후보인지만 말하라”하면서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것을 제지하는 것이었다. 가슴이 후련할 만큼 좋았고, 이를 계기로 20년이 넘은 지금도 필자는 그때 그 선배님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이번 6.2지방선거를 통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첫째, 후보자들은 담양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만을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그런데 군민을 위한 자신의 정책이 무엇인지, 내가 왜 당선되어야 하는지, 군민들을 향해 호소하기 보다는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소고기, 돈 봉투”와 “굴비사건” 그리고 “담양사람론”이 모든 정책선거를 메가톤급 태풍으로 날려버렸다. 만약 상대후보가 법 위반을 했다면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당국’에 맡기면 되는 일이다.

둘째, 정책을 비판하되 대안을 말해 주시기 바란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나 추구하는 이상이 다르다. 그래서 ‘갑’이란 사람에게 좋은 정책이, ‘을’이라는 사람에게는 나쁜 정책이 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담양을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방법도 서로 다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지역에 전남도립대학을 유치하고 세울 때에 적어도 호남을 대표할 수 있는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무등대학”으로 교명을 사용하기로 했다한다. 하지만 담양의 몇몇 어르신들께서 담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담양대학”을 고집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남을 대표할 수 있는 대학으로 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며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무등대학”이 좋다는 사람과 “담양대학”이 좋다는 사람 모두다 ‘담양사랑과 담양발전’이라는 목적은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정책에 비판과 대안은 필요한 것이다.

셋째,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의 인격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 좋은 후보자라 할지라도 인격에 상처를 받으면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저는 “OOO후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냐?”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그러나 군민들은 투표로 말했고, 결국 그 나쁜 후보가 당선이 되었으니 우리는 아주 나쁜 후보를 뽑아서 담양의 미래를 맡기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문화에 대한 반성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성을 통해 선거기간 분출된 갈등과 반목을 털어 버리고 지역과 군민이 통합으로 하나 된 담양을 만들어 갈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잘사는 담양, 미래의 소망이 될 수 있는 담양이 되어 담양으로 보금자리를 찾아온 사람들까지도 따뜻하게 품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담양에서 와서 산지가 37년이 되었다. 그런데도 담양사람들은 나를 담양사람으로 봐주지 않고 ‘객지 놈’이라 한다.” 담양에서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담양사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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