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2) 40년 된 인구유출문제 이젠 해결해야 할 때

“광주는 ‘봉남’ 담양은 남초교?”

담양에서는 아직까지 광주의 ‘봉남과 봉북’처럼 양극화라 하리만치 교육이나 생활환경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학부모들의 자세는 자못 진지하다. 담양남초등학교를 두고 고민하는 자세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학생수부터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아이들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요즘은 아이들이 먼저 알아요. 또 공무원가정 아이들이나 좀 산다는 집 애들이 남초교로 많이 입학하기 때문에 상황이 가능하다면 남초등학교로 입학시키려고 해요.”
유치원 자녀를 둔 류모(35)씨의 말이다. 류씨는 주소가 객사리인데 자신의 아이를 학군이 다른 담양남초등학교로 입학시키려 한다. 이러한 예는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월산면 사는 양씨(42). 양씨는 고향이 광주인데 처갓집 일 때문에 담양 월산면으로 이사 왔다. 자녀들은 모두 월산초등학교로 입학시켰으나 아이들 4학년과 2학년 때 담양동초등학교로 전학시켰다.
“첫 번째 문제는 학원 때문입니다. 학원에 다녀야 하기도 하지만 학원에 다니면 등교는 제 차로 데려다 주더라도 하교 때는 학원버스가 집까지 데려다 주니 좀 편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다니던 학교 학생수가 점차 줄어들어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전학시켰습니다.”
양씨는 “학원 문제 때문에 전학 보내기를 잘했는데 학교 선택은 잘 못 한 것 같다”며 “주변에서 ‘기왕 전학 보낼 거 왜 남초교로 보내지 않았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양씨 부부는 “큰애 중학교 입학에 맞춰 다시 광주로 나가든지 아니면 주소를 광주 본가로 옮겨 광주에 있는 중학교를 입학시키려 하는데 학력이 따라가 줄 지 걱정이다”며 “왜 담양 학부모들이 중학교 때부터 광주로 전학시키는지 이제 그 속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우는 이른바 남4개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조금만 움직이면 광주이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최모씨는 “봉산면에 사는 형제 2명을 초등학교 입학 직후부터 광주로 등교시키고 있다”며 “고서나 창평, 봉산 사는 학생들이 지역 학교로 입학하는 비율이 절반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될 정도로 학생 유출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담양남초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지역 교육 수준이나 면학 열기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담양 같은 소규모 농촌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직업인 공무원. 그러나 담양군 행정공무원의 76%가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공사체나 경찰, 소방 직종 공무원들까지 비율을 따지면 광주 거주율은 더 높아진다.


공무원 관외거주 - 40년 묵은 난제

기록을 살펴보면 ‘외지출퇴근 말썽’은 40년 전인 1970년부터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는 광주와 전남 분리되기 이전이어서 공무원 전입 전출이 현재와 달라 시각을 조금 달리해야 한다.
당시 제기된 문제점은 ▲공무원의 외지거주로 지역적 손실이 많아 시정이 필요하며 ▲기관장 5명과 함께 150명에 이르는 공무원이 광주에 거주하고 ▲교육공무원 80%가 20~30km 이상 떨어진 광주 등 외지에서 거주해 폭설과 폭우 시에는 출근을 포기하거나 지각과 조퇴가 다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1973년 기사에는 “공무원의 40%가 광주에 거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979년은 광주거주율이 50%가 넘는 시점으로 동시에 담양인구가 10만389명에서 9만6631명으로 ‘인구 10만’이 무너진 시점이기도 하다.
당시 광주로 이사했다 다시 담양에 들어와 살고 있는 퇴직공무원 P씨는 “그때는 담양에 마땅한 집이 없어서 광주로 많이 이사했고 맞벌이 등 취업문제나 자녀들 학업문제 등 복합적인 사정으로 광주로 많이 나갔다”며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70~80년대는 광주 두암동으로, 그 이후에는 문흥동으로 이사 가는 것이 열풍이었다”고 회고 했다.
그는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친구들이 모두 광주로 이사해버려 함께 이사한 경우도 많다”며 “그들 대부분이 광주로 나간 이유로 자녀들의 학업 문제를 이유로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 학업 문제’는 지역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이나 이의 근저는 학부모들의 지역 교육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작용했으며 이와 함께 이른바 ‘촌(村)’을 벗어나 도시에서 공부시키겠다는 “말은 제주 사람은 서울”이론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한 것 같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광주로! 광주로!”를 외치게 했으며 이런 현상의 불가피한 파생은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지역학교 학력저하의 악순환을 낳았다.
그리고 그 문제는 4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장성 영천주공2차 임대아파트

▲장성영천주공2차는 이달부터 36㎡형(16평) 314가구와 46㎡형(20평) 142가구 등 465가구를 임대한다. 월임대료는 36㎡가 800만원에 6만3000원이다.(일반가구의 경우) 담양은 앞으로 들어설 주공2차를 분양과 임대 혼합형으로 해 줄 것을 건의했으며 30평형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임대가 아닌 분양의 경우 월임대료와 관리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결국 “담양지역학교의 인구 유지력은 초등학교 정도이며 대도시 인근의 지역적 한계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란 회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되돌아 온다.
그러나 담양도 그러하지만 ‘주공아파트의 성공’은 또 다른 돌파구를 모색케 하고 있다. 지역현실에 맞는 주택 공급은 자연스럽게 인구 유출을 막는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는 “면 지역 인구가 읍으로 이주했을 뿐”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읍에서 이를 수용하지 못했을 경우 결국 광주 등으로 이사했을 것 아닌가”라는 답변이 나오기 때문에 주공아파트가 갖는 의의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런 현실 속에 3일부터 장성군 영천2차 국민임대아파트 128가구가 공급된다. 영천2차는 차등임대 아파트로 전국 최초로 장성에서 실수요자에게 공급된다.
2006년 12월 입주한 영천1단지(330가구)와 연결돼 건설된 영천2차는 36㎡형(16평) 314가구, 46㎡형(20평) 142가구 등 모두 465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며 이번에는 36㎡형 122가구와 46㎡형 6가구가 먼저 공급된다.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는 36㎡형이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650만원에 5만3000원, 일반 가구는 800만원에 6만3000원이다.
46㎡형은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1100만원에 8만7000원, 일반 가구는 1300만원에 10만4000원으로 동일평형 시중 전세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되며 입주시기는 9월말이다.
신청자격은 무주택 세대주로 가구당 월평균소득이 3인이하 가구는 272만2050원, 4인 가구는 296만380원, 5인 이상 가구는 329만1880원 이하고, 자산보유가 부동산 1억2600만원, 자동차 2424만원 이하 요건을 충족하는 자에게 주어진다.
임대주공아파트는 그러나 저렴한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매달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와 관리비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특히 경제 능력 없는 고령자 가구나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매달 10만원에서 15만원까지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은 상상 외로 많은 난관을 가지고 있다.
담양은 이러한 점을 고려, 급히 계획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 담양군 공동주택 현황

건물명위치 세대수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동수
1062 906 59 97 35
청전아파트 읍 백동 288 288 2
타워아파트 읍 백동 35 35 1
새봄아파트 고서 동운 69 69 1
비둘기아파트 읍 지침 30 30 1
전방군제 고서 동운 30 30 1
금강아파트 읍 지침 130 130 2
동인아파트 읍 천변 18 18 1
추성빌라 읍 지침 11 11 1
노블레스빌1차 읍 담주 7 7 1
노블레스빌2차 읍 담주 5 5 1
중앙빌라 읍 지침 12 12 1
태영하이빌 1 읍 천변 8 8 1
태영하이빌 2 " 8 8 1
태영하이빌 3 " 8 8 1
새봄빌라 고서 동운 19 19 1
원촌빌라 대전 대치 12 12 1
천일빌라 금성 석현 16 16 2
연천빌라 남 연천 7 7 1
백동빌라 읍 백동 9 9 1
신기빌라 읍 백동 6 6 1
모아빌라 읍 천변 5 5 1
화신빌라 금성 석현 12 12 1
- 창평 창평 6 6 1
석이네 읍 지침 4 4 1
- 읍 지침 4 4 1
동인뜨락 읍 객사 8 8 1
백동주공 읍 백동 262 262 4
유리안 읍 천변 33 2

(자료제공: 담양군)


주공아파트 분양·임대 혼합형 고려
교육 문제는 중장기계획 수립

민선5기 맞아 재입성에 성공한 최형식 군수는 4년의 야인생활 동안 많은 것을 공부했다며 지역 현실에 맞는 독특한 해법을 제시했다.
최 군수는 일단 담양을 주택난 지역으로 구분했다. 건립 예정인 주공 612세대가 완공되기 전까지 담양의 주택난이 해결될 실마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담양은 현재 주택공급 미달 상황입니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세대의 취향에 맞춰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젊은 분들이 담양으로 들어오고 싶어도 적절한 주택이 없어 들어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여서 인구유입의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최 군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앞으로 짓게 될 주공아파트를 임대와 분양의 혼합형으로 해줄 것을 LH공사 측에 요구했으며, 크기 또한 10평형부터 25~34평형 아파트를 절반인 300가구 정도 갖춰 줄 것으로 지역민의 의사를 전달했다.
최 군수는 “농촌의 30~40대 젊은 세대들의 아파트 수요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에코하이테크를 비롯 기존 기업들, 골프장 등도 직원들이 담양에서 거주하고 싶어도 집이 없어 담양으로 이주를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LH공사뿐만 아니라 담양에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 사업을 벌이려는 사업자에게는 행정절차에 대한 편의를 최대한 제공할 것이며 농촌형 타운하우스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인구유입은 지역경제살리기와 직결돼 있으므로 최대한 빠른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2012년 완공될 도시가스 체제에 맞춰 주택 개량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구유입의 또 다른 열쇠인 교육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중·고 뿐만 아니라 유아원과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이 함께 살아나야 하며 하루 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므로 첫째 지역교육현실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군수는 “그 동안 동떨어져 있던 교육분야와 행정분야의 유기적 협조를 위해 담양 관내 학교를 일일이 방문할 것임”을 밝히며 “이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교육지원계를 확대 개편하며 열의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담당과 차석을 공모했다”고 밝히며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 군수는 “어려고 힘든 일이지만 백년대계를 마련한다는 마음으로 신중히 접근할 것이며 도교육청과 교육인적자원부를 설득하고 도의회, 군의회, 국회의원 등에게도 도움을 협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8월 중순이후부터 학교현장을 방문해 체계적이고 순차적으로 현황파악이 되면 이후 담양 교육이 어떻게 가야할 지 중장기 전략이라 할 수 있는 ‘교육살리기 로드맵’ 만들어 질 것으로, 확고한 철학으로 논의하고 구체적 대안 마련에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장단기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담양은 우선 2차 주공아파트가 완공되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나 개인사업자들이 얼마나 공동주택 시장에 뛰어들 것이며 또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음호 계속)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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