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곡성군 기획예산실 홍보협력담당)

세계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상해엑스포를 참관하게 됐다.
이번 행사는 전남도여수박람회지원관실 주관으로 상해엑스포 행사장 내외의 분야별 운영사례와 조사, 벤치마킹을 통해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개최 기반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처음으로 참관하는 국제엑스포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른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상해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민속문화체험을 위해 인근 항주시로 출발했다. 공항 활주로 못지않게 곧게 뻗은 8차선 고속도로는 붐비는 차량들로 퍽이나 혼잡스러웠으며 승용차나 버스보다 공사차량이 유난히도 많은 것으로 미루어 거대한 상해가 아직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이 지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절강성의 수도 항주시는 8백만명이 살고 있으며, 과거 남송의 수도로서 문화 예술 교육의 중심도시로 중국4대 명문대학인 절강대학이 있다.

항주 서쪽에 자리한 유명한 서호(西湖)는 중국의 4대미인(서시, 초선, 양귀비, 왕소군)중 오나라 왕이 미모에 빠져 나라 일을 돌보지 않아 결국 오나라를 망하게 했다고 전해오는 전설 속의 미인 서시(西施)를 기념하는 의미로 서자호(西子湖)라 부르기도 한다.

개인이 조성한 관광지로는 중국 최대규모로 손꼽히는 ‘송성거리’는 송나라 시대의 웅장한 성과 시장거리 등을 재현해놓은 곳으로 연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각종 음식점, 대장간, 사진관, 옷가게, 크고 작은 선물가게, 왕과 왕비의 옷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곳 등 다양한 가게들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즐비했다.

또한 청춘남녀가 물위를 손잡고 건너기, 통나무 건너가기, 두 손으로 그네줄 건너기, 그물망 속 통과하기 등 다양한 놀이기구들을 설치하여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송성거리를 구경한 일행은 중국 10대 가무쇼로 유명한 송성쇼를 보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송성쇼는 송나라시대를 배경으로 황제의 생일잔치와 남송시대의 영웅 악비의 무용담,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백사전 등 총 4가지 주제로 구성됐으며 호화찬란한 조명시설과 등장인물들의 미모, 웅장하고 현장감 있는 음향 등은 관람객들의 혼을 하나로 일치시키고도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경이로움의 극치 상해엑스포


본격적인 상해엑스포 참관을 위해 상해로 돌아온 우리에게 상해엑스포 현장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각 나라 주제관, 기업관, 주차장, 그리고 구름처럼 몰려드는 인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해는 처음 와 본 곳이 아닌데도 처음 보는 것처럼 눈부신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상해엑스포장 입구에는 수많은 입장객들로 겹겹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광활한 광장에 펼쳐져 있는 각 나라 주제관을 이틀에 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무엇부터 보아야 할지 아찔했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인기가 있다는 한국관, 중국관, 일본관을 먼저 찾아가 보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겹겹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동안이라도 기다렸던 순간이 아까웠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가장 한가한 주제관 위주로 몇 곳을 들러 보았다. 북한관을 비롯한 카자흐스탄관, 몽고관, 우즈베키스탄관 등 한가한 곳을 둘러보았지만 국내 행사장에 자치단체에서 꾸며놓은 전시관보다도 떨어진 수준이었다. 북한관은 4m이상 높이의 주체탑과 옛날 고구려 벽화 동굴을 재현해 놓았으며 아주 작은 오작교, 평양시가지를 보여주는 TV동영상, 북한책자 등을 볼거리로 꾸며 놓았고 출구 쪽에 김일성 배지를 단 안내원들이 우표물과 그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까지 와서도 외화를 벌어 보려는 안타까운 마음이 엿보였다.

넓은 광장에는 행사장 안내도가 곳곳에 잘 배치되어 있었으나 외국어 표시가 안 되어 있어 보기에 불편했다. 안내소에서 근무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대학생들로 잘 운영되고 있었으며 정말 친절하게 안내하는 모습을 보았다.

파라솔과 의자 등 쉼터 공간도 군데군데 잘 설치되어 있었고 조경수를 비롯하여 녹지공간을 잘 꾸며 놓았지만 워낙 수많은 사람들로 덮어져 넓은 공간도 부족해 보였다.

세계적인 국제행사장에 오직 중국 돈만 이용토록 하는 걸 보고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러도, 한국 돈도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에 오직 자국돈만 받은 데에 대한 항의 속에 환율 변동이 심하여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정말 철저하게 밑지지 않으려는 중국 사람들의 상술이었던 것 같았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고 어쩔 수 없이 환전소를 찾았다.

황포강을 사이에 두고 푸동과 푸서지역에 각 나라 주제관과 기업관으로 구분하여 잘 배치되어 있었고, A구역부터 E구역까지 크게 5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일목요연하게 한눈에 찾아보기 쉽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광활한 구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모든 버스와 황포강을 건너는 배는 모두 무료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시간적인 여유 속에 볼 수 있도록 잘 갖추어져 있었다. 수많은 차량과 유람선이 터널과 강 위를 오가며 부지런히 관람객을 실어 나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는 곳마다 만원이었다. 특히 버스와 배를 타는 곳, 관람석에 입장하는 곳, 물건을 사는 곳, 조그마한 쉼터 공간 등에는 어김없이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한국기업관을 둘러보면서 우리 일행은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의 위상을 재삼 을 실감했다. 거대한 원통형 기둥에 수만 개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원통형 주변에는 나사형 통행로를 만들어 올라 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쉽게 올라가서 관람하고 내려 올 때는 원통형에 비쳐지는 각종 쇼를 즐기면서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었다. 또한 각종 영상물을 통하여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소개해주고 있었는데 수많은 관람객들이 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의 우수한 대기업들을 소개하는 화면을 보면서 세계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관은 한글 자모를 이용해 한국 건축의 특색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1층에서는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갖추어져 있고 2층에는 각종 3D와 대형 화면을 통하여 한편의 영화를 보여주면서 실질 등장인물과 그레픽 영상처리 등 IT전자산업의 진면목을 한눈에 보여 주였다, 올라갈 때나 내려올 때 많은 시간을 기다리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1층에는 공연장이 갖추어져 있었다. 공연장에서는 비보이 공연, 한국전통 무용춤, 북춤, 장고춤 등 한국 전통문화를 즐기면서 기다리게 하였고 2층에 올라갈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쉽게 올라 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내려올 때에는 엘리베이터에서 공연장에 각종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람객들을 배려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균 매일 3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한국관을 방문하는데 전날에는 각 나라 전시관 중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한국관을 방문하여 신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다른 국가관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가관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비교하면서 보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보타구 관계자들과의 만남


우리 군과 우호교류를 갖고 있는 보타구 외사판공실 심총 주임 일행들과 함께 한 시간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7월에 강건명 구장님 외 우호교류 방문단의 곡성군 방문에 대한 일정에 대한 실무 협의를 위한 만남이었다.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오고가는 대화 속에 오랜만에 만났던 친구들처럼 이야기꽃을 피웠으며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우정은 더욱 돈독해져 갔다. 밤이 깊어감에도 우리 일행을 위해 외탄 야경을 보여주겠다고 차를 별도로 대기시켜 놓았다.

외탄 야경은 푸동과 푸서에서 볼 수 있는데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호화찬란한 야경의 아름다움은 달라 보였다. 동방명주를 비롯한 수많은 빌딩 숲 속에 형형색색 불빛은 찬란히 빛나고, 황포강을 오가는 유람선들은 은은한 네온불빛 사이로 관광객 들을 가득 싣고 두둥실 떠 유유히 흐르고, 아름다운 야경에 흠뻑 젖은 이방인들의 카메라 플래시는 폭죽처럼 이어졌다.

몇 해 전에 와서 본 외탄 야경은 어디로 가고 눈부시게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외탄거리를 보면서 중국의 저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해 엑스포 참관단은 마지막 날 일정에는 없었지만 임시정부를 방문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전혀 개발되지 않은 채 옛날 그 모습이었던 주변이 모두 새롭게 개발되어 상전벽해로 변해 있었다.

고층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 있었고 새롭게 단장된 거리들도 아주 깨끗해 보였다. 최근에 집중 개발되어 상해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 되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쉬움을 많이 남긴 상해엑스포


3박4일이라는 짧은 일정 속에 오고가는 날을 제외하고 나면 아주 짧은 참관 일정이었지만 새롭고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다. 먼저 상해엑스포가 역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국제적인 행사인데도 외국인을 위한 편의와 배려가 크게 부족한 것 같았다.

자료에 의하면 192개 국가관이 참여하여 역사 이래 가장 큰 국제적인 행사로 국가관마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특히, 한국관을 비롯하여 중국관, 일본관, 등 인기 있는 국가관은 3~4시간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다 겨우 볼 수 있다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대부분 단체 참관으로 일정한 시간 안에 집합장소에 모일 수밖에 없어 기다리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 주변만 훑어보고 돌아와야 했다.

또 각종 기념품, 음료수, 음식점 등 모든 가게에서 외국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으면 한다. 아니면 환전소를 여러 곳에 설치하여 쉽게 환전하여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특히 한국음식과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한정식집에서도 한국 돈을 사용할 수 없어서 몹시 불편했다.

더불어 아쉬웠던 점은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안내판이 중국어 위주로 적혀있어 이해하기 힘들었던 점과 행사장 어느 곳에서도 다가올 여수세계박람회를 홍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상해엑스포를 찾은 관광객들이 버스로 4시간이나 걸리는 항주시를 찾아 관광하는 것을 보면서 홍보만 잘 한다면 여수에서 채 두 시간도 걸리지 않는 곡성에 여수엑스포를 찾은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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