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권(농촌진흥청 벼육종재배과장)

우리나라 벼 품종개발 연구는 그 시대의 사회경제 여건변화에 따라 우선순위를 달리하면서 다수성, 양질성, 안전성의 기본 육종목표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1960년대 말부터 안남미라 하는 길쭉한 인디카 품종을 교배에 이용했다. 그리고 1970년대 중반부터 쌀 자급 생산을 이루어 녹색혁명을 성취하게 됐다.

그러나 1980년 심한 냉해와 양질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바뀜에 따라 1990년대에는 통일형 품종의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됐고 자포니카 다수성 품종의 지속적 개발 보급으로 지난 30여년간 안정된 쌀 자급생산을 이루어왔다. 자급이 되고 난후 우리 국민들은 안정적인 식량공급의 원천으로서 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희미해져 가고 있음에 다소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FAO 보고서(2009)에 따르면 산업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와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등의 영향으로 식량생산이 급감해 2050년경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식량생산이 현재보다 각각 30%, 21% 줄어 전 인류의 30%인 30억명이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류가 충분한 먹을거리를 보장 받기 위해서는 식량생산을 현재보다 70%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최근 WTO, FTA 등 쌀 시장개방에 대응하여 국내 쌀의 품질차별화와 생산비 절감을 통한 국제 경쟁력 향상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곡성군 옥과면 무창리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했던 최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한 탑라이스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필자가 속한 벼육종재배과와 공동으로 옥과면 무창리 황등 뜰을 중심으로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황등 뜰에 재배하기 쉬운 벼 품종을 선정하기 위해 많은 품종을 심어 놓고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곡성지역에 맞는 쌀이 선정될 수 있도록 벼를 수확할 때까지 많은 관찰을 하게 될 것이고 재배안정성과 외관미질과 밥맛을 고려하여 가장 우수한 좋은 쌀을 골라 주게 될 것이다.

지역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벼 재배기술의 통일이 필요하다. 지역에 맞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 동일한 품종으로 단지화 시키고 균일한 쌀을 생산하여야 한다. 고품질쌀 생산을 위한 6대 핵심기술로는 적정 파종량, 적기모내기, 적정 포기수 확보, 적정 시비, 물관리, 적기수확 등이 있다. 이런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최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는 벼의 수확 후 관리 기술이다. 아무리 좋은 쌀을 농업인이 생산하여도 도정하는 과정 중에 다른 품종의 쌀이 혼합된다면 품종 혼입에 의한 품질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좋은쌀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와 안정적인 판로다. 좋은쌀을 생산하고 맛있는 쌀이 생산된다면 곡성을 떠난 출향민은 고향의 쌀이라 하여 찾을 것이며, 고향 이미지를 더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게 될 것이다.

황등 뜰은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풍부한 수자원과 확 트인 평야는 곡성에서는 보기 힘든 지역으로 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손색이 없으므로 최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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