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홍(전남도의회 의원)

‘담양군민과의 대화’에서 최형식 군수님은 현재 노인복지정책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노인무료급식사업을 앞으로도 현재처럼 계속 지속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 지급되고 있는 예산 중 절반 정도를 떼어 미래세대인 학생들을 위한 지역교육에 투자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물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농촌지역에서 차지하는 노인표의 비중을 생각하면 선출직으로서는 공개적으로 말하기 힘든 뜨거운 감자임에 틀림없습니다.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자치단체 수장으로서 난감한 문제임에 틀림없지만 현재 담양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노인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복지정책은 필연적으로 예산이 수반됩니다. 예산도 없이 단지 선심성 정책으로 복지정책에 마구 돈을 쓰다보면 담양군은 재정부실로 곧 부도가 나고 말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부도는 돈 많다고 소문난 성남시 예에서도 보듯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일본에서도 몇 번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복지정책은 무엇보다도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로 군 재정이 튼튼해져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노인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군수님의 고민은 깊어지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군수님께서 모색 중인 여러 가지 방법 중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합니다. 최근 신문에 현재 진행 중인 충북 단양군을 예로 들면서 돈 버는 경로당들, 웰빙 경로당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는 뉴스가 다음과 같이 보도됐습니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 웰빙경로당 노인들이 유휴농지에서 직접 재배한 식용 국화를 말려 노인들이 손수 만든 베개를 출시했는데 이 베개의 가격은 개당 3만원이다.’ ‘덕천리 경로당은 2008년부터 농한기에 된장과 메주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노인회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가대1리 경로당도 2007년부터 마을 산비탈에 30개의 벌통을 설치해 1000만원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영춘면 상2리 경로당도 2008년부터 하루 500㎏의 율무를 가공할 수 있는 도정기계 6대와 선별기 등을 갖추고 작년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포읍 평동1리 청국장 가공, 단양읍 마조리 오미자 진액, 대강면 장림리 클로렐라 콩나물 재배 등 19개 경로당이 수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고운골 국화인견베개'를 만든 덕천리 노인회 조선형(72)회장은 "예전에는 경로당이 화투나 장기를 두고 TV를 보는 장소였는데, 회원들이 뜻을 모아 된장과 메주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2008년부터 경로당에 1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역 특산작물을 상품화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별 특색에 맞는 경로당사업을 육성 하겠다"고 말했다.


담양군과 이름도 비슷한 단양군에서는 담양군이 무료급식사업을 하고 있을 때 이처럼 돈 버는 경로당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선거운동 때 경로당을 돌아다니면서 노인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경로당에서 조그마한 일이라도 할 수 있게 해주라는 것이었습니다.

5년 가까이 진행해온 노인무료급식사업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군 재정이 허락만 한다면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인들에게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냥 얻어먹는 밥이 아닌 당신들이 일해서 당당하게 먹는 밥이라고 생각하면 노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노인 무료급식예산 중 절반 정도를 경로당에서 할 수 있는 지역특산품 상품화 사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담양군은 단양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특산품이 있습니다. 노인들이 소일거리로 할 수 있는 특산품 상품화의 아이디어는 우리 담양군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내야 합니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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