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의심자 관리 무방비…제도 개선돼야


담양읍 A마을.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관계공무원과 주민들이 현장을 확인하며 마을을 돌고 있는 가운데 느닷없이 한 남자가 집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상스런 욕을 퍼부어 대기 시작한다.

마을 주민들은 한 결 같이 볼썽사나운 꼴을 보았다며 혀를 끌끌 차면서도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

마침 한 주민이 “어린이 성폭행범들이나 생각하기도 끔찍한 사건을 보면 범인들이 대부분 정신질환자더라”며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렵다”고 말한다. 동네 사람들은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며 해코지 당할까 두렵다는 기색이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동네에 들어와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해 하며 “행정에서는 저런 사람들 관리를 할 수 없느냐”며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사업자는 가옥 철거를 상의하러 들어갔다 봉변을 당할 뻔했다. 상황을 모르는 사업자로서는 무방비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보상이 끝나고 철거를 상의하기 위해 들렀는데 어떤 사람이 욕을 해대더니 갑자기 칼을 가지고 죽인다고 덤벼들어 위험했던 적이 있었다”며 “현재 마을에서는 그 사람을 모두 피할 뿐 누구 하나 나서서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공사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읍 B마을. 이 마을은 학교가 가까우면서도 비교적 한적한 마을이다. 그러나 이 마을에도 동네사람들이 기피하는 집이 있다. 이 마을은 A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웃과의 잦은 불화로 주민들이 그 집과 마주치지도 어울리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난 여름 한 이웃과 다툼이 일어나 문제의 인물이 한 동안 뙤약볕에 누워 있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온 동네가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싸움이었으나 아무도 내다보지 않았다.

사건이 난 뒤 한참 뒤에야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 행인이 신고했으며 동네 주민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이고 말도 마세요,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손만 스쳐도 길에 누워버립니다. 정신이 있는 사람인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두 식구나 그러니 불안해서 못 살겠어요”라며 오히려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 주민은 “학교도 가깝고 세상이 흉흉해 지는데 무슨 일이 생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며 “아무리 안 좋게 지내도 이웃지간인데 무슨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며 하소연을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
담양군보건소 관계자는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하면 일단 경찰이 개입하고 정신 가료가 필요할 경우 치료를 권유하거나 방문간호와 연계해 관리할 수 있는 정도”라고 밝히고 “보건소에서는 정신질환 판정이 있는 주민의 경우 입·퇴원 관리와 투약관리 정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신질환 의심자를 주민이 신고한 때에도 본인이나 가족이 보건 관리를 거부할 경우 강제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민들의 불안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한 제도적 한계는 어떤 사고를 불어올지 몰라 주민들의 걱정을 더욱 부추기고 있으며 사전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사후약방문’일 수밖에 없어 제도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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