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알찬 해외연수, 지역을 바꾼다.

자치단체들이 해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들여 공무원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神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를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의 행정이 선진국에 비해 개선할 점이 많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해외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전문지식을 쌓아야 지역사회가 발전되고 행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선심성과 관광성 연수다. 상당수 해외연수가 동남아에 치우치고 유명 관광지를 경유하는 등 연수목적과 부합되지 않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결과보고서도 팀별로 작성해 전 직원이 공유토록 하고 있지만 일반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수로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을 무더기로 해외여행을 보내는 것은 아무리 위로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공짜여행’, ‘효도연수’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겠는가.


자치단체들이 해외연수 비용은 열악한 재정을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공무원 해외연수에 따른 시행착오는 이젠 끝내야 한다.

시간외수당 편법 지금과 출장일수 조작 등에서 드러나듯 공무원사회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다. 무분별한 해외연수를 지양하고 프로그램과 일정 등을 목적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해외연수를 실시한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 담양군과 곡성군, 나아가 담양군의회 및 곡성군의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기를 고대해본다.

*군산시, 공무원 해외연수 결과 정례화 추진

군산시는 공무원 해외연수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 연수결과 보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정보공유를 추진한다.

도시계획과 직원들은 일본 도시경관 우수도시인 요코하마를 다녀온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경관 해외선진연수 결과보고회에서 요코하마 도시 디자인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에 따른 연수후기와 해외사례 비교분석을 통한 벤치마킹을 제안했다.

또 호주, 뉴질랜드에 다녀온 연수자들이 해외연수 결과를 30여 분간의 동영상으로 제작, 연수에 참여한 느낌과 현지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시는 도시경관벤치마킹, 자연과 조화된 도시의 특색과 관광시설 연수 등 명확한 연수목적으로 공무원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형식적인 보고회를 벗어나 사진자료, 동영상 자료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결과보고회를 개최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군산시청 내부전자문서시스템에는 해외연수 자료실을 개설하고 ‘해외 간척지 선지사례 벤치마킹 결과보고’, ‘미국 타코마우정축제참가결과’, ‘일본 오사카 TOUR EXPO 박람회 결과’ 등 연수결과를 등록해 공개하고 있는 것을 비롯 해외연수 결과 보고회를 장례화하는 한편 종합적인 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청주시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도시 마케팅에 활용하고 고인쇄박물관 주변을 직지특구로 조성하는 사업의 사례조사를 위해 일본 연수를 실시했다.

청주시는 각국의 사례 중 도시규모와 문화재 보존정책 등의 조사를 바탕으로 일본의 가나자와시와 교토를 연수지로 결정, 연수단을 구성했다.

그 구성을 보면 직지포럼 대표, 민간단체 직지거리조성추진위원장, 건축사 전공 대학교수, 청주시의회 직지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위원장, 청주시 도시설계 담당 공무원, 고인쇄박물관 시설담당 공무원으로 연수에 필요한 소수 정예위주로 편성했다.

연수단은 연수에 앞서 사전 준비회의를 통해 역할을 분담한 뒤 본격적인 연수에 돌입했다.
연수기간은 4박5일로 가나자와에서 2일, 쿄토에서 2일은 시청을 방문해 담당 공무원들의 현황보고 청취와 질의응답을 한 뒤 현지 답사를 통한 활동을 전개했다.

방문 연수 현장마다 사전에 예약한 담당 공무원이 동행하며 연수단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수는 현황설명 담당 공무원들이 선약을 취소해야 할 정도로 질의응답 시간과 현장 답사 시간이 길어지는 등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됐다.

또 하나 연수를 마치면서 연수단 전원이 연수 결과를 정리해 보고서 작성을 맡은 교수에게 제출했고 담당 교수는 이를 취합해 연수결과 보고서를 작성 제출했으며 연수단원 중 한명은 연수기를 지역 언론에 기고하여 주민들이 연수결과를 공유토록 했다.

*서울특별시 송파구청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은 기획연수를 통해 공직자들이 해외연수를 내실있게 운용한다.
해외연수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알찬 연수를 위해 밑그림을 잘 그린 것 또한 무시 할 수 없다.

송파구는 연중 연수계획 공모에 따라 연수지를 선정 한후,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이나 자체 위원회의 공모심사를 거친다.

이때 심사 기준은 계획의 적정서, 연수 지역과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 연수 기간, 연수비용 및 연수인원의 적정성, 연수자 적격성 여부 등이며 연수의 전문성을 기하고자 해외기획연수의 전문성을 갖춘 한국생산성본부 같은 전문 기관에 위탁을 한다.

그리고 연수자들은 연수에 다녀 온 후 20일 이내에 반드시 보고서를 제출하고 보고서에 따라 전 직원 앞에서 보고회를 개최한다. 그런 다음 연수 결과를 해당 부서의 행정시책에 반영하는 것으로 모든 연수는 종료한다.

*대전시 서구의회

대전시 서구의회는 도시재개발지역의 공공디자인 연구를 위해 유럽의 독일과 영국의 도시경관정책, 도시계획 및 정책방향, 도시비전과 미래 전략 등에 대해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연수에 참가한 의원들은 해외연수기간동안 ▶르네상스의 변천과정 ▶영국의 건축 및 도시관련 정책수립의 역할을 담당한 케이브(commission for architecture & the Built Environment: CABE)의 역할과 구성의 특징 ▶영국과 독일의 재생 및 재개발의 주최파악과 재원확보 방법 ▶영국과 독일의 공공건물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적 디자인이 적용되는 재료, 기술, 공법의 방식 ▶영국과 독일의 세계적 우수성 관리과정과 실태파악 ▶영국과 도시에 대해 집중 탐구했다.

특히 도시공공 디자인 부문에 관심 있는 타 지방의회 의원들과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함께한 것을 비롯 참가자 전원이 본인 스스로 과제물을 주최 측에 제출하고 연수기간 중 과제물에 대해 참가자들 스스로 공부했다.

연수를 주관한 희망제작소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과제물과 관련해 “과제물을 참가자들에게 주는 것은 연수지에 대해 미리 공부하라는 의미도 있고 또한 연수기간 중 참가자 스스로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입증하듯이 의원들은 연수기간동안 공공디자인과 도시구조, 계획에 대한 강의와 스터디 투어로 일정을 소화하고 유럽도시들의 교유성과 정체성을 파악한데 이어 도시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집중 탐구에 나서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에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다.

우리는 공무원들의 복지 부동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주변의 책임도 크다. 공무원들이 무슨 동네북인양 두들겨 패기만 한다. 그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하고 주변풍토를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복지부동 공무원이 사라진다.

또한 공무원들은 당연하게도 해외연수도 가고, 여행도 가야한다.
공무원들은 다른 나라 공무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 다른 나라의 행정이 어떤 것인지도 배워야 한다. 다른 나라와 우리의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한다. 그러자면 오히려 공무원들에게 해외연수의 기회가 자주 주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의 시각이 변화할 차례이다. 좀 더 범위를 좁혀 말하자면, 공무원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들이 주민을 위해서, 군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성과에 대한 감시는 이루어져야 하지만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계속될 것이다. /정종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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