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을 전하는 우리는 한 가족


지난 10월 2일 담양군 대전면 태목리 그린공원.

대전면과 수북면, 월산면 지역 다문화가정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임을 가진 지 1년 만에 갖는 이번 야유회는 발야구와 족구, 피구 등을 즐기며 아내들은 아기 돌보는 법, 반찬 만드는 법, 고향 이야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남편들도 그동안 자신들이 나눴던 아내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방법 등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시간에는 최형식 군수도 찾아와 따뜻한 손길을 전했으며 가족들은 특히 야유회를 도와준 대전농협과 수북농협, 월산농협에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사진설명 오른쪽 셋째 이재곤 대전농협장 그 옆 넷째가 김창환 씨)

담양다문화가정모임인 ‘담다모’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모처럼 만의 야유회를 갖는 이들 가족들은 벌써 1년 동안 모임을 가져오며 서로 사랑하고 한국문화에 정착해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기모임을 갖기 시작한 ‘담다모’는 그 모임 배경이 특이하다.
우선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2세를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도 그러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한국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땀과 열정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모임을 결성한 김창환 씨는 웃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지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처음 결혼하고 몇 달 동안 맨밥에 물 말아 먹기 일쑤였습니다. 아내도 타국에서 이만저만 고생하는 게 아닌데 거기에 대고 뭐라 할 수 없고 둘 다 고생이 많았죠”

의사소통이나 식생활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는 김창환 씨. 터놓고 말은 안하지만 외국인 아내를 맞은 남편 대부분이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며 그동안 담아 두었던 착찹한 마음을 조용히 풀어 놓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도 우리는 어디 가서 하소연이라도 하는데 말이 안 통하는 아내들은 오죽 힘들었겠습니까, 그래서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을 했죠”

김창환 씨는 대전면과 수북면 지역 40여 가구의 다문화가정과 뜻을 모았다. 그들은 힘을 합해 한국음식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아내들끼리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었다.

따라서 식당보다는 각 가정을 돌며 모임을 갖게 됐고 회를 거듭할수록 아내들은 안정을 찾아갔으며 한국음식 만들기는 물론 생활 각 방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재곤 대전농협조합장은 “조합에도 다문화가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있으나 이처럼 스스로 모임을 결성해 서로 돕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조금의 성의라도 돕고 싶어 동참하게 됐다”며 “극심한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시골에서 유일하게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다문화가정이 있기 때문이며 외국인며느리들과 자녀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우리의 정과 사랑에 달려있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환 씨는 “아직 우리사회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아 스스로 자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다문화가정을 색다른 시각이나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서로 마음을 열고 정을 주고받으며 그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 1년을 맞아 치르는 야유회를 위해 경품 등을 지원해 준 대전농협과 수북농협, 월산농협에 감사한다”도 말을 잊지 않았다. /서영준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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