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가끔 기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쓰면서 종종 개운치 않는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필자의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이었고, 다음은 필자가 주제로 했던 내용에 관하여 스스로 떳떳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행합일의 의구심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필자가 기고문을 쓰면서 순간 주저하고, 꺼림칙했다고 한 이유는 간디가 설탕 잘 먹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주면서 간디 자신이 먼저 설탕을 절제한 후 아이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충고했던 교훈에서처럼 필자는 모범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말로만 번지르하게 했던 사실에 대한 자성이며, 행동 없는 양심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분명 말이 앞서고 행동이 없음은 허망한 것이며 정의롭지 못하다 .

요즘 우리 사회는 가치관과 관념의 충돌로 너무 혼란스러워 옳고 그름에 대한 변별이 쉽지 않다. 이것은 다변화된 시대상황에서 하나의 필연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시대 탓으로만 돌리기엔 내키지 않는 그 무엇이 남는다.

이러한 사회현상 때문일까! 요즘 우리사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10주째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공정한 사회와 정의란 무엇인가!

샌델의 말의 아니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소득과 부, 권력과 기회 그리고 공직과 영광 등을 올바르게 분배하는 것이 정의일 것이다. 즉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바로 잡고 모든 사람에게 성공할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의에 가깝다. 그리고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말한 객관적 정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즉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공직채용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혈연 지연 학연이 우선시 되고 있다. 더불어 갈수록 철벽같은 부의 세습은 고려시대나 이조시대에 있었던 음서제도처럼 하나의 신분세습을 만들어감으로써 이 시대 많은 젊은이들에게 좌절을 넘어 절망을 만들어가는 듯하다.

하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동류의식(혈연 지연 학연)이 가장 강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네 부모님들은 보릿고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지옥 같은 기억 속에서 내 자식에게는 가난을 물러주지 않겠다는데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모여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아울러 모든 국민이 염원하는 선진국으로 진입은 경제적 확장만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가치의 기준은 도덕을 근간으로 한 휴머니티한 인간적 삶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위정자들은 국민이 바라는 양심과 도덕 공정한 정치를 추구해야 하며 국민은 합심하여 우리 모두 함께 산다는 상생의 미덕과 관용으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보다 나은 선진사회를 이루는 길일 것이다. /김신환(본지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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