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계의 계산법은 쉽다. 24시간은 1440분에 해당하는데, 이것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다. 1년에 18분씩, 10년에 3시간씩 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금방 자기 나이가 몇 시인지 나온다.
20세는 오전 6시, 29세는 오전 8시 42분이다.
요즘 한창 서점가를 달구고 있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왜 시간이야기를 꺼냈을까?
언제부터 전남도립대학 교정에 시계탑이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시간을 재촉하고 있다.
어느 대학이나 만남의 장소, 소통의 장소 또는 고백의 장소가 시계탑이 아니던가? 옛 추억에 젖어 그 앞을 지날때면 가슴이 설레고 손목에 좋은 시계가 있음에도 고개를 들어 그 녀석을 보게 된다.
점심을 먹고는 왠지 커피 한잔 들고 그 녀석 밑에서 누군가를 기다려 보고도 싶어진다. 그러나 요즘 젊은 친구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하늘한번 쳐다보기 힘들게 사는지 시계탑 아래서도 연신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며 지나다닌다. 저 녀석 아침 7시도 안되어 보이는데 말이다.
전남도립대학 도서관을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의 바쁜 학교생활과 더불어 그들의 재미있는 학창시절 이야기, 때혼 아픈 이야기도 어깨너머로 많이 듣고 때론 조언도 해주었다.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위한 여러가지 제안도 해주었는데 본인이 느끼는 한 가지가 있다. 학생들은 마치 수도꼭지를 틀면 콸콸 나오는 물처럼 시간을 흘려보내고, 피터팬터럼 깨어나지 않은 동화 속에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누구나 어른이 된다. 준비를 해야 한다. 저 시계탑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가?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보여주며 알찬고 보람찬 인생을 준비 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주지 않는가?
저 시계탑을 세울 생각을 해낸 사람이 누구인가 궁금해 여러 명의 학생에게 물어 보았으나 아무도 몰랐고 심지어는 학교 관계자로 보인 사람에게는 잘못 세워진 구조물이 아닌가 하는 말까지 들었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란 말인가?
밋밋한 전남도립대학 교정에 우뚝 솟은 저 시계탑이야 말로 랜드마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학생들에게는 시간과 약속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아침 조깅을 하는 이에게는 출근시간을 알려주고 퇴근하는 이에게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안내해주는 시계탑이 아니겠는가? 하루종일 펄럭이는 태극기보다 더 많은 시선을 느끼며 젊은 대학생들의 아까운 시간을 재촉하며 지나가는지라 미안하면서도 수줍게 째깍거리는 시계탑이 아니던가?
시계탑을 세운 사람은 아마도 이러한 이유에서, 아니 더욱 멀리 보고, 더 많은 생각으로 시계탑을 세우지 않았을까?
런던을 대표하는 시계탑으로는 빈벤(Big Ben)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폭격도 버텨낸 빅벤은 영국의 상징이고 역사이다. 영국역사와 개개인의 인생사를 무디고 무거운 바늘로 인도하 빅벤이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가 아니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전남도립대학의 시계탑에서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피어나고, 지고, 눈에 덮어지고, 비에 씻기고... 그래도 묵묵히 돌아가는... 비록 지금부터이지만 학교 역사의 증인이 되지 않겠는가?
2011년에 세워졌지만 학교가 발전하고, 학생들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멋진 인생을 펼치면서 모교에 왔을 때 묵묵히 후배들의 인생 길잡이가 되어줄 시계탑이 생겼다는 것이 무척 반갑고 학교 발전에 보이지 않는 인내자가 되어 줄것 같아서 매우 기대가 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강동현(학생, 전남도립대학)
